"나도 완벽하지 않고, 완벽한 대통령도 될 수 없다."(I'm not a perfect man. I will not be a perfect president)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집권이후 최대 야심작으로 추진해온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가 출발부터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당초 시행 첫달 50만명이 가입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2만7천명이 가입하는 데 그쳤고, 기존 보험 가입자 200만여명이 무더기 해약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오바마 대통령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우리가 실수했다(We fumbled it)"고 시인했다.
지난 9월 셧다운(연방정부 부분 업무정지)도 불사하며 오바마케어 폐지를 밀어붙이던 공화당을 향해 "할테면 해보라"며 좀처럼 물러서지 않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면서 기존 보험 가입자가 오바마케어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이를 1년간 인정해준다는 '임시변통' 조치를 내놨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처럼 태도를 굽히고 나온데에는 그만큼 상황이 예사롭지 않게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등록차질 사태가 단순히 기술적 오류에 그치지 않고 제도 자체의 결함 논란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국정 최대 업적으로 평가해온 오바마케어가 계속 차질을 빚으면서 '실패작'으로 인식될 경우 국정운영의 신뢰도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지적이다.
바꿔 말해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이미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레임덕'이 실질적 국면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