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 조직원 중 일부가 도청을 염두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1일 수원지법 형사12부(김정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6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제보자 이모씨는 "RO 조직원 중 일부가 비폰, 즉 대포폰을 사용했으며 이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길거리 전화로 전화한 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다이얼만 누르면 비폰(대포폰)으로 연락하라는 뜻"이라며 "내 지휘원이었던 이상호 경기진보연대 고문에게 비폰으로 연락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공안당국의 감시를 우려해 노트북을 포맷하고 학습 파일을 정리했다"며 "이 모든 것이 RO 조직의 보위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또 RO 의무 중 하나인 '재정방조'를 위해 일명 십일조라고 불리는 돈을 매달 5~10만원씩 납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는 RO 조직이 북한과 관련됐다는 진술도 제기됐다.
이 씨는 "RO 가입 당시 민중에게 봉사하라는 뜻의 '남철민'를 가명으로 받았다"며 "RO 안에서 사용하는 조직명이나 일상 언어가 북한식 언어와 비슷해 북한과 연계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왜 국정원에 RO 제보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개인의 의지 없이 조직의 규율에 움직이는 게 부담스러웠고 천안함, 연평도 사태를 보면서 RO 실체를 국민에게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노름빚 등 채무 탕감 위해 제보했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내가 도박 중독자, 국정원 프락치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전했다.
이날 오늘 공판은 이 씨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피고인석과 증인석 사이에 가림막을 설치한 상태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