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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아프리카

    이란, 걸프국 관계개선 외교행보 '잰걸음'

    • 2013-12-02 22:01

    자리프 외무, 쿠웨이트·오만·카타르 순방

     

    최근 핵협상 잠정 합의 도출 이후 이란의 외교 행보가 더욱 빨라졌다.

    특히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지난 1일 쿠웨이트, 오만에 이어 2일 카타르를 방문하는 등 주변 걸프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걸프국 순방에 나선 자리프 장관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 도착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 칼리드 알아티야 외무장관과 차례로 만난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란은 수니파 왕가가 주로 지배하는 아라비아 반도의 걸프 군주국들과 오만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바레인, 예멘,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지에서 서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경쟁해 왔다.

    특히 사우디는 국내 동부지역에서 벌어진 시아파 시위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의심하지만 이란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도 아부 무사, 대툰브, 소툰브 등 걸프해 3개 도서의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고, 바레인과 예멘에서는 시아파 반정부 세력을 지원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사우디와 카타르, 쿠웨이트, UAE 등은 시리아 반군을 지원하지만 이란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화해를 표방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이란은 핵협상 상대인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물론 주변 걸프국에도 전방위적인 유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실제 자리프 장관은 전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역내 라이벌인 사우디에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을 촉구했다.

    자리프 장관은 "사우디는 중동과 이슬람 세계에서 정말 중요한 나라"라면서 "사우디와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진작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도 조만간 사우디와 UAE를 방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전날에 이어 사우디 방문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무스카트와 쿠웨이트시티에서는 최근 P5+1과의 핵협상 잠정 합의가 역내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걸프국의 이해 관계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첫 방문국인 쿠웨이트에서 자리프 장관은 "이란은 걸프국가들과 새로운 관계의 장을 열고자 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 6월 당선 후 첫 공식기자회견에서 사우디를 비롯한 주변 걸프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란은 지난 주 테헤란을 방문한 셰이크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무장관에게는 분쟁 도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이 같은 유화 공세에 걸프국가들은 대체로 환영하면서도 신중한 분위기다.

    바레인, 사우디, 오만, 카타르, 쿠웨이트, UAE 등 걸프협력이사회(GCC)의 6개 회원국은 지난 주 쿠웨이트 회의에서 이란과 P5+1 간의 잠정 합의를 환영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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