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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敵 일발필중·초전격침'…이어도 경계태세 '이상무'

국방/외교

    '敵 일발필중·초전격침'…이어도 경계태세 '이상무'

    中 방공구역 설정 이후 현재까지 이어도 주변 특이동향 없어

    이어도 위에 세워진 종합해양과학기지. 사진=임진수 기자

     

    "10분 뒤 이 비행기는 이어도에 도착합니다."

    지난 2일 오전 8시쯤 해군의 해상초계기 P-3CK가 서울공항에서 이륙한지 1시간여 만이자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를 벗어난 직후, 기내에는 이같은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귀마개 착용이 필수일 정도의 소음과 기류에 따른 심한 기체 흔들림으로 탈진해 있던 취재진도 하나둘씩 안전벨트를 풀고 조종석 근처와 창가로 자리를 옮겼다.

    이 때부터 P-3CK는 해상초계활동을 위해 조금씩 고도를 낮추고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수상으로부터 150m 지점까지 고도가 낮아지자 저 멀리 이어도 위에 세운 종합해양과학기지가 눈에 들어왔다.

    수중암초인 이어도의 모습은 전혀 식별할 수 없었지만 주황색 철골구조물 위에 지어진 사각형 모양의 건물인 해양과학기지가 이곳이 이어도라는 사실을 알려줬다.

    동시에 지난 2011년 6월 실전배치된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이 태극기를 달고 이어도 인근에서 합동훈련을 수행하고 있었다. 해경의 하얀색 순시선도 눈에 띄었다.

    이어도를 가운데 두고 P-3CK 2대와 율곡이이함, 그리고 해경 순시선이 보조를 맞춰 해상과 상공을 가르는 모습에서 이곳이 대한민국이 관할하고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다.

    P-3CK는 30여분 동안 150m 고도를 유지한 채 이어도 주변을 돌며 해상초계활동을 벌인 뒤 제주공항에 착륙했다.

    ◈ P-3CK 수중, 수상에서 敵 격퇴 임무

    이어도 상공에서 합동훈편을 벌이고 있는 해군 P-3CK와 율곡이이함. 사진=임진수 기자

     

    주 2회 정도 이어도 상공에서 초계활동을 벌이는 P-3CK는 조종사와 부조종사, 항법사 등 모두 12명의 승무원이 탑승해 작전을 펼친다. P-3CK는 한번 이륙하면 5~6시간의 초계활동이 가능하다.

    항공기는 높게 그리고 빠르게 날수록 안전하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P-3CK는 반대로 낮게 그리고 천천히 난다. 그만큼 P-3CK 승무원들은 위험 속에 임무를 수행한다는 뜻이다.

    대함미사일 및 기뢰 등 총 7,702kg의 무장탑재가 가능한 P-3CK의 주요 임무는 잠수함 탐지와 의심선박 식별 등이다.

    만약 적의 잠수함이 이어도 해역에 들어온 정황이 발견되면 바로 음탐부표를 내려보내고 잠수함으로 확인될 경우 직접 어뢰를 투하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적의 함정을 발견할 경우에는 대함미사일로 격퇴한다.

    해상초계기 내부에 큼지막히 적혀있는 '수중 적(敵)은 일발필중, 수상 적은 초전격침'이라는 구호가 P-3CK의 임무를 명확히 말해주고 있다.

    ◈ 中, 日 호시탐탐 노리는 이어도

    이어도 인근에서 해군 P-3CK와 율곡이이함이 합동 초계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임진수 기자

     

    이날 P-3CK와 율곡이이함이 합동으로 벌인 초계활동에서 중국과 일본의 별다른 동향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군 6전단 61전대장 엄태국 대령은 "이어도 주변 해역에서 상시감시 및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오늘 해상초계 결과 중국어선이 조업을 하는 것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이어도 인근은 일본의 초계기가 거의 24시간 초계비행을 하며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들이 미리 설정한 방공식별구역(JADIZ)라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려는 활동이며 우리 군 역시 이날 P-3CK 비행 사실을 미리 일본에 통보했다.

    중국 역시 이어도 주변을 노리기는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는 "중국 함정이 이어도 바로 근처까지 오지는 않지만 서남방 75마일지역까지 접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십척의 중국 어선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많을 때는 수 백척의 중국 어선이 이곳에서 조업을 한다. 이를 P-3CK가 발견하며 해경에 통보해 순시선이 단속에 나선다.

    중국이 이번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설정한 이후 동북아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어도 부근에서는 중국의 특이동향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이어도와 홍도 남방까지 방공식별구역을 확장할 경우 중.일이 반발하고, 이 때문에 이곳에서의 충돌 가능성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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