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새로운 변수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의한 '장성택 처형'이라는 대형 사건이 불거졌지만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16일 러시아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자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두 사람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공동 노력 활성화 문제와 관련된 심도있는 의견 교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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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15일 저녁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6자회담 재개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왕 부장은 또 16일에는 베이징에서 열린 외교·안보 관련 토론회에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우다웨이 대표가 조만간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미국이나 북한 등을 방문해 6자회담 재개조건을 둘러싼 협의에 속도를 낸 뒤 내년초에 6자회담의 재개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중국의 행보는 최근의 일반적 흐름과 사뭇 맥을 달리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서방세계로선 이해하기 힘든 방식으로 `장성택 처형'이 단행되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 정서가 퍼지며 "6자회담은 이제 멀어졌다"는 기류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미국내 반감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케리 장관은 15일 ABC 방송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에 대해 "난폭하고 무자비하다"고 노골적인 거부감을 피력했다.
그는 장성택 처형에 언급, "이번 사건은 사담 후세인이 비슷한 짓을 저지르던 동영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독재자 후세인과 같은 반열에 올려 비교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공포정치'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하는데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이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재촉해도 "때가 아니다"는 거부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커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인 상황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케리 장관은 ABC방송에서 "김정은과 같은 사람의 손에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갖게 하는 것은 더욱 받아들일 수 없게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중국·러시아·일본·한국과 같은 태도를 취해야 할 긴급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화에 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도 장성택 처형으로 고립감이 더욱 심화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 등이 요구하는 '비핵화 사전조치'를 일정정도 수용하면서 '대화의 제스처'를 과시할 가능성이 있다.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했을 경우, 그리고 중국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명분으로 6자회담의 재개 쪽으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경우 예상과 다른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현재의 상황에서 대화 쪽으로 국면이 전환되기에는 장성택 처형의 여파가 너무 크다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6일 "장성택 처형에서 한가지 확인된 것은 중국마저 북한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북한 권력 내부 동향에 대한 확실한 정리가 있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북한의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이라는 확실한 전제조건이 이행돼야 6자회담의 재개를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