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일하던 한국계 교포가 링거주사로 인한 감염으로 사지를 절단하는 의료사고가 발생하자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한국 등 아시아인들의 무분별한 링거주사 선호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 뉴욕에서 한인들이 많이 사는 퀸즈 플러싱의 찜질방에서 일하던 60대 한국인 여성 장모씨는 장기간 근무 이후 몸이 피곤해지면 종종 링거주사를 맞곤 했다.
그런 장씨는 현재 두 다리는 무릎 윗부분까지 절단했고, 손가락도 거의 없는 상태다. 무분별하게 링거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2차 감염으로 패혈증세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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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뉴욕에 사는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서 링거주사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링거주사를 선호하는 환자들은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없이 곧바로 링거주사를 원하고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링거주사를 맞는 사람들은 대부분 무보험자다. 그러다보니 싼 가격의 링거주사 치료를 선호한다.
미국에서도 링거주사를 놓아주는 의사들이 종종 있지만 주삿바늘을 통해 정맥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감염 위험때문에 링거주사를 잘 처방하지 않는다.
링거속의 성분인 포도당은 스포츠음료와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정맥에 약물을 주입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거나 수분이 부족한 환자들에 한해서만 드물게 링거주사를 처방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등 아시아인들처럼 시차적응을 돕거나, 피곤을 풀거나, 가벼운 피로나 감기·몸살을 치료하기 위해 링거주사를 처방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미국내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중국인들은 자국에서 어렵지 않게 링거주사를 맞았던대로 미국에서도 무분별하게 링거주사를 선호하고 있어 문제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자료를 보면 정맥을 통한 링거주사를 가장 선호하는 사람은 중국인들이다.
2010년 기준 1인당 평균 링거주사 처방건수는 2.88회인데 비해 중국인들은 한사람당 해마다 평균 4.18회의 링거주사를 맞고 있다.
문제는 위생적이지 못한 링거주사로 중국에서는 2010년 B형 간염에 걸린 사람만 50만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와 중국정부는 건강한 사람에게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링거주사를 처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인 교포 장씨가 링거주사를 맞은 병원도 중국인이 퀸즈에서 운영하는 의료원이다.
장씨는 현재 이 의료원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정확한 진료없이 `묻지마' 식으로 링거주사를 처방한 병원에 의료사고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한미의사협회 정연희 회장은 "내가 링거주사를 처방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링거주사를 맞기 때문에 의사로서는 지는 싸움"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인들은 `헤이코리안닷컴'(HeyKorean.com) 등 교포 관련 정보교환 사이트를 통해 어디에 가면 쉽게 링거주사를 맞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링거주사로 인한 패혈증 쇼크로 11개월간 입원 치료중인 장씨는 현재 병원 치료비마저 낼 수 없는 처지다. 장씨는 내년 1월3일 남편과 딸이 살고 있는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