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탈세와 불법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과 장남 조현준 씨 등이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9일 조석래 회장과 장남 조현준(45) 사장 등 그룹 임직원 5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에서 발생한 손실을 털어내기 위해 1조원대 분식회계를 하고, 1천억원대 차명재산을 운영하면서 법인세와 양도세 수천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특히 차명계좌로 주식을 거래해 시세차익을 봤지만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계열사에 적자를 떠넘겨 회사에 손실을 끼치고 회삿돈 일부를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영장 청구 당시 검찰이 추산한 탈세액은 1천억이 넘었으며, 배임 및 횡령 액수는 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주요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정도와 피의자의 연령, 병력 등을 감안하면 구속의 필요성이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장남인 조현준 사장도 횡령 및 배임, 탈세 등 일부 혐의가 인정돼 함께 불구속 기소된다.
차남인 조현문(44) 전 부사장과 삼남인 조현상(42) 부사장은 범죄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