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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가 적통논란 '현대증권 M&A'로 종지부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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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가 적통논란 '현대증권 M&A'로 종지부 찍나

    현대증권 "팔고 싶지 않으나 불가피 선택"

    여의도에 소재한 현대증권본사. (다음 지도 캡처)

     

    현대그룹 계열의 현대증권이 증권가 매물로 나오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 계열사인 HMC 투자증권이나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이 인수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22일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3개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해 1조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52주년이 됐다. 그룹내에서는 현대상선과 함께 양대 축으로 꼽혔기 때문에 금융 3사 매각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 현대증권 인수에 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거론…왜?

    증권업계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는 화두는 증권사 M&A다. 대우증권이 올해 매각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불완전 판매 논란이 있지만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동양증권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현대증권도 매각에 나섰다.

    매물로 나온 다른 증권사와 비교할 때 현대증권이 경쟁력 있는 매물이 될지는 평가가 엇갈린다.

    하지만 '범 현대 가(家)' 라는 공통분모 때문에 현대자동차 계열의 HMC와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이 현대증권에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고(故) 정주영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2000년 후계 다툼이 벌어졌다. 둘째인 정몽구와 다섯째인 정몽헌 회장이 겨루다가 몇 달 뒤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 현대자동차로 쪼개지면서 그룹 분할이 끝이 났다.

    그러나 2010년 채권단에 넘어가 있던 현대건설에 대한 매각 공고가 나면서 현대그룹과 현대차 그룹이 맞붙었다.

    현대 건설 인수는 경영권 분쟁을 끝낼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에 현대그룹은 고 정주영 회장을 내세운 광고를 하는 등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결국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넘어가면서 현재의 경영구도를 갖게 됐다.

    ◈ 현대증권 인수는 '적통성' 유지 위한 명분

    현대증권은 정주영 회장 시장시절 현대그룹이 1977년 국일 증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정몽헌 회장의 브레인으로 통했던 이익치 회장이 이끌던 현대증권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바이 코리아(Buy Korea) 펀드'로 국내 펀드시장에 주식형펀드 열풍을 불러오는 등 현대그룹에서의 대표적 금융부문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형제의 난 이후 쪼개진 현대차그룹은 2008년 신흥증권을 인수했다. 인수 뒤 '현대차 IB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하려고 했다. 간판과 판촉물들을 제작했지만 현대그룹의 반대와 소송에 부딪혔다.

    법원은 현대증권과 혼동할 우려가 있다는 결론을 냈고 현대차그룹은 지금의 'HMC(Hyundai motor Corporation) 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현대중공업그룹도 2008년 CJ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현대'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지금의 하이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HMC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모두 증권업계 내에서는 규모가 크지 않아 그룹의 위상에는 걸맞지 않는다는 아쉬움과 '현대'라는 사명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 신뢰 확보 측면에서도 불리한 면이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건설만큼의 규모나 상징성에는 못 미치지만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이 현대증권 인수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는 것이다.

    ◈ '명분'과 '실리' 두고 볼 때 인수 쉽지 않아

    현대증권 직원들은 현대증권 매각 사실이 전해졌을 때 예상치 못한 결정이라는 반응이었다. 현 시점에서는 직원들은 전혀 상관없는 기업에 인수되기 보다는 아무래도 기업 문화가 비슷한 HMC투자증권이나 하이투자증권에 인수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증권 매각이 짐작하는 것만큼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거래대금 감소 등 업황 침체가 계속 되는 상황에서 현대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얻는 '명분'보다는 '실리' 측면에서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재무적 측면에서는 현대증권 인수가 큰 시너지를 내지는 못할 것이 예상되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재무적 측면 보다는 오너의 결정에 의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대증권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라면서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등 당장 인수의사를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실제로 HMC증권의 규모를 확대하고 현대건설을 인수했던 것처럼 현대증권도 인수해 입지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과 최근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유보적이라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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