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6일부터 22일 사이 유력
- 비료부족 사태에 中 관계개선 목적
- 국방위발 제안, 번복 가능성 낮아
- 화해모드 이어지기엔 핵이 걸림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전격 제안해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늘 답장을 보낼 계획인데요, 북한이 왜 별다른 조건도 내걸지 않고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고 한 건지 또 이것이 기폭제가 돼서 화해모드가 조성될 가능성은 없는 건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나와 계시죠?
◆ 홍현익>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세요. 예상하셨습니까?
◆ 홍현익> 금년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올해에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 적극 노력하겠다 이렇게 했고, 북한의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에서 중대제안도 하고 그래서 뭔가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그것이 이산가족 상봉이 될 줄은 저희도 생각을 못했습니다.
◇ 김현정> 홍 위원님도 예상을 못하셨어요?
◆ 홍현익> 왜냐하면 금강산 관광하고 연계가 되어 있고 또 한미훈련하고 연계를 북한이 시켜왔기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가 안 좋은 때 이걸 제안해 올 줄 몰랐는데, 결국은 북한의 계산은 우리 정부가 결국 원하는 것을 적어도 하나를 상징적으로 해 주지 않으면 남북 관계 개선이 어렵겠다, 큰 벽에 부딪친 그런 느낌으로 일단 가장 부담이 적은 걸 하나 들어주자, 그런 속셈으로 지금 이산가족 상봉을 예상 밖으로 응해온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만큼 남북관계 개선이 지금 북한이 절박했다는 얘기가 되는 건데, 왜 그렇게 절박했느냐 도대체 배경이 뭐냐. 이 부분이 궁금해요?
◆ 홍현익> 지난 주에 보도도 많이 나왔습니다마는 흥남 비료공장이 지금 리모델링 하느라고 지금 정지중이랍니다. 여기서 비료를 100만톤 생산하는데 1년에 북한이 130만톤의 비료가 필요한데 100만톤이 부족해지는 거예요. 그런데 중국에서 사오면 되지만 중국은 6월달이나 공급이 될 수 있다 이런 사정이래요. 그렇다면 금년에 농사를 망칠 수 있다, 그런데 신년사에 김정은이 올해 농업을 주공전선으로 하겠다, 그래서 농사가 잘 돼야 주민들이 일단 먹고 산다 이런 정책을 세웠는데 당장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거죠. 중국에서 또 석유 공급도 조절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비료문제가 크고, 또 김정은 체제의 치적으로 마식령 스키장을 개장했는데 하루에 200명 이용한답니다. 그거 가지고 경제적으로 전혀 수지타산이 안 맞겠죠. 그러니까 결국은 남북관계 개선해서 금강산관광 재개와 마식령 스키장까지 활용하도록 하게 하는 첫걸음을 떼는 거고.
◇ 김현정> 그런데 남북관계 좋아진다고 해서 우리가 마식령 스키장에 가서 스키 탈 건 아닌데 직접적으로 영향이 될까요?
◆ 홍현익> 당장 금년에는 못 가겠죠. 그런데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결국은 그들이 마식령 스키장을 계속 운영하려면 남한의 관광객들이 가는 게 제일 좋고 아니면 중국 관광객이라도 와야 되는데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중국관광객들이라고 가겠습니까?
◇ 김현정> 이렇게 꽁꽁 언 상태에서는 중국인이나 외국인들도 안 올 거다?
◆ 홍현익> 그렇죠.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이유는, 숨어 있는 이유죠.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 녹록치 않기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면 일단은 핵문제에서 성의를 보이면 개선효과가 있겠지만, 제가 말씀드렸던 게 우리가 요구하는 조건 중에 가장 쉬운 걸 하나 들어준 겁니다. 그러니까 이산가족 상봉은 지금 7만명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기다리고 있는데 100명 만나게 해주는 거거든요. 이것은 매달 만나게 합의한 게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명 생사를 합의해 준 거고, 다른 우리의 요구는 대통령도 엊그저께 얘기하셨지만 핵 문제에 있어서 진정성 있는 성의를 보여라 이거고요. 그 다음에 천안함, 연평도 이런 데 대한 사과, 이런 것들이 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일단은 상징적으로 100명 만나는 행사, 물론 뭐 북쪽 100명 우리는 96명이니까 200 가족이죠. 이 일회성 행사로 남북관계 개선의 첫걸음을 활짝 편다,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산가족상봉)을 응한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죠.
이산가족 상봉(자료사진)
◇ 김현정> 우리가 오늘 시기를 정해서 전통문 보내기로 했는데 2월 중순이 될 거다 이런 예측은 나오네요?
◆ 홍현익> 16일이 김정일 생일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광명성절이라고 그러는데요. 그날은 아마 피해야 될 것 같고요. 17일부터 일주일 그때가 제일 유망합니다. 그 다음 주에 키리졸브 훈련이 시작되니까 과거에도 사례를 보면 26일에서 28일 그럴 때 많이 열렸습니다. 2월 달에 했을 때. 그러니까 우리가 일단 오늘 제안할 때 16일 넘어서 18일, 19일, 20일 이럴 때 하자고 할 것 같습니다. 두 차례 상봉이 이루어지는데요, 북측 가족 100명이 한번 우리 쪽을 만나고 우리 가족 96명이 북한 가족을 만나고.
◇ 김현정> 북한이 받아들일까요. 이 시기는?
◆ 홍현익> 지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세요?
◆ 홍현익> 왜냐하면 그들이 아예 우리한테 다 일임한 것처럼 보이지만 장소만은 금강산에서 하자고 했고요. 그 시기는 남측에서 정하라고 했으니까 우리가 시기를 정해서 하는데 그들이 얘기해 놓고 우리가 날짜 정해서 보내는데 못 하겠다 하면 말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지난 번에는 그랬잖아요. 하자고 해놓고 본인들이 번복한 적도 있지 않습니까?
◆ 홍현익>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잖아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 노력하겠다, 또 국방위원회 중대제안하고, 우리가 별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니까 노동신문 1면 상단기사로 김정은 제1비서의 특명에 따라 이걸 공개한다 이렇게 하기도 했고 신선호 대사가 유엔에서, 주목할 점은 신선호 대사는 이산가족 상봉 얘기는 안 했습니다. 핵문제하고 한미훈련 얘기만 했고. 그 점은 주목이 되지만 어쨌든 일련의 평화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이거 날짜 가지고 트집을 잡는다? 그것은 그들이 지금 해 온 비록 위장적이지만 평화공세하고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날짜 가지고 트집을 잡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이런 가운데 어제 뉴스가 하나 더 나왔어요. 장성택뿐 아니라 손자, 손녀, 장성택의 손자, 손녀까지 처형했다, 이거는 어떻게 사실 관계가 확인이 되는 건가요?
◆ 홍현익> 연합뉴스에서 보도했는데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라고 보입니다. 어차피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확인하는 기사로서 나오는 건데, 그렇다고 누가 보고 목격하고 이런 보도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 가능성이 매우 큰 것이 장성택의 형 둘이 군 장성들이었어요. 큰형은 아예 차수까지 하고 호위총국장, 청와대 경호실장 같은 역할까지 한 겁니다. 차수라는 것은 대장과 원수사이니까 굉장히 높은 직위까지 했어요. 또 둘째 형은 인민군 중장까지 했는데 이 두 사람도 사실 2006년과 2009년에 의문사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김정일이 장성택을, 마치 우리나라 태종이 세종대왕의 처가 숙청을 한 것처럼 장성택이 혹시나 딴 짓을 할까 봐 아마 의문사(를) 김정일이 지시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어쨌든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연속적으로 3년 사이로 죽었고요. 그 다음에 누나가 장계순인데 남편이 쿠바대사 전영진입니다. 그 다음에 큰형의 아들인 장용철이 말레이시아 대사인데 12월달에 전격 소환돼서 다 들어갔는데 후한이 두려우니까 처형했다, 이렇게 보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민심은 상당히 흉흉하겠네요, 여전히?
◆ 홍현익> 그러나 우리가 주목할 점은 장성택을 우리는 남한에서 바라보니까 그나마 북한에 있는 개혁파고 북한에서 대화파다, 이렇게 생각해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수가 있지만 북한에서는 결국 김 씨 일가의 한 고위간부라고 생각하는 거거든요. 그리고 장성택에 대해서 워낙 나쁜 얘기들을 판결문이나 여러 교육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장성택은 아주 흉악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주민들에게 홍보를 해 놨기 때문에 주민들은 정치에 사실 큰 관심이 없고 그리고 장성택이 여자 문제나 개인 사생활까지도 아주 비리가 많다, 또 사치하고 이런 것까지 얘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처럼 자유로운 자유 세계에서 장성택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은 단지 김씨 왕조의 한 일원인데 그런데 행실이 아주 못됐다, 그래서 우리 원수가 그 사람을 처단하는 용단을 내렸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심이 이것 때문에 흉흉하다 이렇기보다는 나도 조심해야 되겠다, 일단은 그런 생각들을 할 거고요. 그 다음에 이제 장성택 처결했으니까 우리 먹고 사는 거나 좀 제발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오히려 실질적인 일상생활을 더 걱정하는 거죠.
◇ 김현정> 이제 궁금해지는 것은 내부는 숙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고 바깥으로는 화해 제스처를 일단은 보이는 상태고. 하지만 진심은 우리가 뭔지 잘 모르겠고 이런 상황에서 올해 남북관계 어떻게 전망하세요? 이산가족 문제부터 잘 풀릴 것으로 보십니까?
◆ 홍현익> 먼저 말씀드릴 것은 7만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지금 100명 만나는 거고요. 제도화를 해야 됩니다. 이게 남북관계가 진짜로 잘 되려면 제도화를 해야지, 매달 100명씩 만나도 50년이 넘게 걸려야 한명이 한번씩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걸로 만족할 수는 없고요. 그 다음에 진정한 시금석은 대통령도 시사하셨듯이 핵문제입니다. 지금 북한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2년 뒤에 핵을 가지게 되는데 글린 데이비스 미국 6자회담 대표가 어제 중국에 도착했고요, 내일모레 서울에 옵니다. 이번에 북한이 위장평화공세하는 것을 핵문제에도 진정성을 안 보이면 우리는 결코 근본적으로 북한의 진정성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어떻게든 핵문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남북 간의 진정한 관계를 다시 시작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