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국 중심 인터넷체제 개혁 촉구"<가디언>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에 대한 미 영향력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국제 인터넷 관리체제가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이라며 개혁을 촉구했다.

EU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감청활동 폭로로 인터넷의 신뢰성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미국 중심의 현 체제를 개방된 국제형 모델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인터넷 관리체제 개혁의 선결 과제로 인터넷 규격과 주소체계 정책 결정권을 지닌 국제인터넷주소기구(ICANN)의 개편 필요성을 지적했다.

ICANN이 인터넷 국제기구인데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법인으로서 미국 법의 영향을 받는 상황은 문제가 크다며 미국이 권한 이양을 위한 명확한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닐리 크로스 EU 디지털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NSA의 감청활동으로 인터넷 관리체제를 둘러싼 미국의 역할에 의문이 일고 있다"며 "인터넷이 개방적이고 온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ICANN에 대한 미국의 권한 축소와 국제화·개방화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권은 온라인 공간에서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인터넷 관리체계는 국제적으로 개방된 다자간 협의 모델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는 인터넷 관리체제 개혁을 위한 이 같은 방안을 오는 4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또 정부가 주도하는 하향식 통제는 인터넷 신뢰 회복을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중국, 러시아, 이란, 터키 등의 인터넷 통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