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당장 부채 줄이려고 흑자노선 팔아
- 지분 넘겨도 궂은일 계속 코레일이
- 적자선만 남으면 경영악화 불보듯
- 민영화 전제로 한 철도체제 굳히기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2월 13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수서발 KTX 노선의 자회사 설립 문제로 사상 최장기 파업, 이런 혼란을 빚었던 코레일. 이번에는 인천공항철도 매각 방침으로 새로운 논란이 생기고 있네요. 이 문제 어떻게 봐야 할지 사회공공연구소 박흥수 철도정책 연구위원의 이야기 듣겠습니다. 박흥수 연구위원, 안녕하세요.
◆ 박흥수>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처음 만들었을 때 사람 거의 타지 않아서 크게 적자봤다가 요즘은 이게 흑자라고요?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어느 정도 흑자를 보는 노선입니까?
◆ 박흥수> 이게 2012년에만 매출액이 3000억이 넘고요. 영업이익이 1500억을 올렸고요. 이제 향후에는 이 지방에서 올라오는 KTX가 직통 운행을 하게 됐고. 또 그 지하철 환승통로가 연결되면 이용환경이 굉장히 편리해지는 조건입니다.
◇ 정관용> 2012년에만 영업이익 1500억? 2013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고요?
◆ 박흥수> 네.
◇ 정관용> 그런데 이게 부채도 많죠. 이거 만드느라고?
◆ 박흥수> 네. 이건 부채의 개념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다른데요. 이걸 인수하는 비용이 1조 2000억 들었고요. 지금 이걸 매각한다는 건데요. 재무유동성에 대처한다면서 코레일이 보유하고 있는 인천공항철도 지분이 지금 1조 8000억인데요. 이걸 매각한다는 것입니다.
◇ 정관용> 그 1조 8000억을 받고 매각하겠다는 것이고. 코레일 측의 설명에 의하면 인천공항철도가 갖고 있는 부채가 2조 7000억에 달한다고 그러는데. 이 2조 7000억도 코레일 전체 부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걸 이제 1조 8000억 받고 팔면서 또 부채도 2조 7000억을 떠넘길 수 있는 거니까 합하면 한 4조 5000억의 부채 절감 효과를 갖는다, 이런 설명이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흥수> 그런데 이제 이게 부채를 단순히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고요. 이 부채를 줄이게 된 원인이 현재 코레일이 연말까지 약 550%가 넘는 이 부채 비율을 줄이라는 지상과제를 명령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걸 400% 이하로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제안됐는데 그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 중의 하나가 이 인천공항철도 지분을 매각하는 거고요. 그런데 애초에 이렇게 갈 거였으면 민자 사업, 이게 최초의 한국철도의 산업에 들어온 민자 철도 1호 산업이었거든요.
◇ 정관용> 처음 시작할 때 민자 사업이었죠.
◆ 박흥수> 네. 그 과정에서 다시 공기업으로 왔다가 이제 좀 회생하려는 시점에서 다시 매각하는, 이런 비상식적인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 자체가 좀 난센스라고 보여지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제 핵심은 이거 아니겠습니까? 코레일이 부채를 낮추기 위해서는 흑자를 보고 있는 노선을 팔아야 할 수밖에 없고. 그래야 누군가 사갈 것 아니겠어요? 비싼 돈을 주고. 게다가 또 지금 현재 인천공항철도에도 부채가 쌓여 있는 게 있으니까 그거까지 떠넘길 수가 있다. 그러니까 부채 절감 효과가 큰 거는 이해를 하겠는데, 하지만 이게 1년에 지금 벌써 1500억 벌고 있고 좀 더 지나면 2000억, 3000억 이렇게 벌 수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파는 게 손해다, 이거 아닙니까?
◆ 박흥수> 그렇죠. 장기적으로 보면 파는 게 손해인 건 당연하고요. 그리고 이게 손해뿐만 아니라 철도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네트워크의 특성상 이 공항철도를 더 코레일이 개선시키고 발전시키면서 얻는 수익이 굉장히 큽니다. 여러 가지 이익들이요. 이런 기대이익이 있는데 이런 향후 가능한 기대이익들을 다 저버리고 단지 부채를 갚기 위해서 지금 있는 것들을 팔아넘기면 부채를 갚은 다음에 나중에 또 발생하는 비율이나 여러 가지 재정적 문제들에 대해서 경영합리화를 할 수 있는 도구가 사라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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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지금 수서발 KTX도 사실 노른자위 노선 아닙니까? 흑자가 예상되는?
◆ 박흥수>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건 자회사로 떼버리고 돈 벌고 있는 공항철도를 팔아버리고. 그럼 코레일 전체에 남는 건 전부 적자 보는 것만 남는 거 아니에요?
◆ 박흥수>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수서발 KTX도 그렇고 인천공항철도도 그렇고. 코레일의 경영합리화를 한다고 제기된 안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당장의 재무구조를 순환시키는 방법은 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코레일의 경영합리화를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게.
◇ 정관용> 그런데 왜 팔려고 할까요? 이게 너무 간단한 이치인데.
◆ 박흥수> 지금 국토부의 한국철도의 개혁 방안은 철도에 다수의 운영자를 둬서 경쟁을 통한 효율화를 얻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서발 KTX 분리도 시도된 거고요. 또 그런 환경들을 좀 광범위하게 만드는 게 필요한 데, 왜 그러냐 하면 지금 경쟁체제라고 도입된 건 수서발 KTX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인천공항철도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민영화를 전제로 한 철도산업 체제가 굳어지도록 대못을 박는 그런 효과가 있거든요. 특히 인천공항철도 같은 경우는 규모라든지 이 도심에서 공항까지 운행하는 노선의 특성상 딱 팔기 좋은 규모로서 어떤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부터 우선적으로 지분을 매각해서 민간한테 넘겨주는 방법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해서 운영자를 다수화시켜서 경쟁을 통한 효율화를 만든다. 이렇게 설명하셨는데 지금 코레일 측 설명을 보면 이건 지분만 매각하고 대신에 소수 지분을 가진 상태에서 지금처럼 그냥 운영을 맡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대요. 이거는 운영 주체 분리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 박흥수> 그러니까 이런 것들도 이제... 아주 대표적인 민영화의 여러 가지 방식이 있는데요. 지분을 매각하거나 아예 소유권을 넘기거나 이런 것들인데. 그런 것 중에서 가장 사실은 악질적인 방식입니다. 뭐냐면 지분을 넘기면서 그 지분을 통한 배당수익이나 이익들은 민간자본이 가져가게 되고요. 그리고 이 운영은, 그러니까 궂은일은 코레일이 맡아서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간다는 거죠. 그런데 이럴 수밖에 없는 게요. 이걸 민간회사에 넘긴다고 하더라도 열차 운행을 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철도회사가 한국에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 정관용> 그렇죠.
◆ 박흥수> 이거를 운영하려면 숙련된 기관사라든지 열차 운행 능력, 경험면이나 이런 것들이 종합적으로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걸 소유권을 넘겨서 지분만 매각한다고 해서 이걸 운영을 할 수 없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은 하되 소유 주인은 코레일이 아니라 여기에 지분을 매각한 매각 주체가 되는 거죠. 민간자본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설명 들어보면 당장의 부채 절감 효과는 분명히 있겠습니다만, 장기적으로 경영정상화에 투입될 수 있는 재원을 놓치는 것이고. 또 운영 주체를 복수화시켜서 경쟁을 촉진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거고. 글쎄요, 이거 아직 코레일도 확정지은 방침은 아니라고 그러는데.
◆ 박흥수> 그런데 이런 안들이 나오면요. 사실 이건 정부의 코레일 재정 안정화 방안으로 제출된 내용들이고요. 여러 가지 지방선의 매각이라든지 민영화 문제가 나오면 정부에서는 항상 이건 뭐 구상 단계이지 현실화될 것에 대해서는 아직 두고 봐야 한다. 꼭 이런 식으로 발뺌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미 내부적으로는 아주 튼튼하게 준비를 해 놓고 언제라도 가능하게 만들면서 지금 이 정책 상황이나 이런 분위기, 여론을 계속 떠보는 거죠.
◇ 정관용> 이러다가 코레일은 결국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걸까요?
◆ 박흥수> 그러니까 코레일 같은 경우는 사실상 이렇게 수서발 KTX 분리를 통해서 굉장히 큰 손실을 얻게 되고요. 또 기본적으로 코레일의 핵심 업무는 열차 운영입니다. 역세권 개발이나 부동산 개발 이런 게 핵심 업무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핵심 업무들을 더욱 전문화시키고 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해야 되는데. 이렇게 핵심 사업들을 고속철도 사업이라든지 공항철도 사업들을 다 떼어 내주고 기존의 적자선, 일반선 이런 것들을 맡아서 하게 되면 실질적으로 경영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철도산업은 더 낙후되는 악순환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거죠.
◇ 정관용> 그게 앞으로 눈에 불 보듯 뻔히 보이는데도 과연 팔 것이냐, 일단은 좀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흥수>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사회공공연구소 박흥수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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