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정찰기(UVA) 등을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이저 포를 갖춘 함정의 실전 배치가 곧 현실로 나타날 전망이다.
AP통신 등 외신은 미국 해군이 올해 하반기에 레이저 발사 장치를 갖춘 첫 함정을 배치하는 데 이어, 앞으로 2년 내에 전자기 시제 레일건(electromagnetic rail gun prototype)도 함정에 장착해 시험할 것이라고 18일 보도했다.
대상 함정은 수륙양용 수송함(LPD)으로 분쟁 지역에 배치해 작전, 보급, 의료기지로 사용하는 해상전진대기지(AFSB)로 활용 중인 폰스(만재배수량 1만 6천591t).
미 해군이 영화 '스타워즈'(Star Wars)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첨단 무기에 매달리는 것은 무엇보다 지속적인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사일이나 스마트 폭탄 같은 무기는 함정 적재 능력이 제한되지만, 레이저 발사 장치나 일종의 '초 전자포'인 레일건은 무제한 발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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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 해군의 레이저 기술은 수병 한 명이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으며, 이런 기술은 전쟁 양태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책임부서인 해군 무기체계사령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폰스 함에 설치될 고체 '레이저 무기 체계'(LWS)는 UAV, 쾌속정 등 페르시아만 등에 배치된 미 해군 함정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명 '비대칭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레일건은 가히 '꿈의 무기'라 할 수 있다. 해군은 현재 지상 시험 중인 레일건의 효능이 입증되면 기존 함포를 이것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토머스 로우든 수상전 담당 국장(소장)도 지난달 군사 전문지 디펜스뉴스와의 회견에서 기존 함포에 적합한 최신형 유도 포탄 개발 여부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건조 중인 차세대 줌왈트(Zumwalt)급 구축함(DDG-1000)에 탑재되는 155㎜(6인치) 장거리 지상 공격형 포탄(LRLAP)이 이미 개발돼 시험까지 마친 상태에서 기존 수상함들의 화력 증강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로우든 국장은 설명했다.
현재 사용 중인 MK-45 5인치(127㎜) 함포탄의 최대 사거리는 24㎞(13해리)에 불과한 데다 그나마 명중률이 떨어지는 비유도탄이다. 반면, 기존 수상함의 5인치 함포에서 LRLAP를 쏘면 사거리가 185㎞(100해리)로 7배나 긴 데다 정확도도 웬만한 대함(對艦) 미사일 못지않을 정도다.
그러나 두 무기 체계 모두 만능이 아니다. 당연히 단점도 있다는 얘기다. 우선 기상 상태에 따른 레이저의 효능 문제다. 비가 오거나, 먼지가 많거나, 아니면 대기 중에 난기류가 형성되면 레이저는 효과가 떨어진다.
레일건은 포탄 발사 시 막대한 양의 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렉싱턴 연구소의 방위 컨설턴트인 톰슨 로렌은 "기상 악조건하에서도 레이저 발사술을 해군이 발견했다고 하지만, 구름, 먼지 또는 강우에 따라 사거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줌월트급 구축함의 가스 터빈 발전기는 웬만한 중형 도시에 충분한 78㎿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레일건 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애초 37척에서 최종 세 척으로 줄어든 줌월트급 구축함에 적용되는 기술은 점차 미래 전함으로도 이전될 것 이라고 해군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또 실전 배치된 함정에서 레일건이 작동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전기를 집적하는 축전지 체계 개량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작업을 통해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현재 미 해군 함정에 탑재된 요격미사일의 가격은 한 발 당 최소 10억 원이 넘는다. 이는 적이 항공기, UAV, 함포, 순항미사일 등으로 공격해오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사용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30㎾의 전기로도 작동이 가능한 레이저 발사 비용은 몇 천원에 불과할 만큼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미 해군은 또 목표물을 통과하면서 가열시키거나 민감한 전자를 태우는 에너지 빛줄기를 목표물에 발사해 이를 무력화하는 기술 개발에도 한 걸음 더 나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