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병력과 무기구입비 등을 크게 줄여 육군 병력이 2차대전 이전 수준으로 축소된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24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새 국방비 지출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 동의를 거친 이번 계획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은 육군 정규군 병력으로 향후 수년간 44만∼45만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같은 규모는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준비에 나서기 이전인 1940년 수준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기간 57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육군을 49만 명으로 축소하기로 이미 발표했으나 이번 계획은 그보다 감축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주방위군과 연방예비군은 정규 육군에 비해 병력감축 폭은 작지만 주방위군이 보유한 아파치 공격용 헬기와 육군의 블랙호크 수송헬기를 맞바꾸는 등 무기 재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지상 폭격용 A-10 공격기를 전면 퇴역시키고 U-2 정찰기 역시 글로벌호크 무인기로 대체하는 등 노후기종 교체도 이번 지출계획에 포함됐다.
비용과 성능 문제로 논란을 일으켜온 차기 전투기 F-35 구입비는 유지됐다.
해군은 현재 보유한 항공모함 11대를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고 매년 구축함 두대와 공격잠수함 2대씩을 구입할 수 있지만 순양함 주문은 줄어들 전망이다.
봉급과 각종 복지 관련 비용 등 인건비도 줄어든다.
군 장성들 봉급은 향후 1년간 동결되고 군 인력의 기본급 인상률은 1%로 억제된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2015회계연도 이후에도 봉급 인상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군인에게 비과세로 주어지는 주거수당과 현역·퇴역군인과 가족에게 제공되는 군 매점 지원금도 점차 축소된다.
이러한 국방비 감축 계획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어진 '전시체제'에서 벗어나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의지와 정부예산 감축이라는 재정적 이유가 바탕이 됐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언제나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만 대규모 지상전이 없는데도 그런 수준의 국방부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또한 육군 병력이 줄어도 영향력은 충분히 유지될 것이라면서 민첩하고 잘 훈련된 '현대화한 전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병력 축소에 따라 전쟁수행능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