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에 희생된 베르킨 엘반(15) 군의 장례식이 있은 12일(현지시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가족들이 창문 밖으로 엘반의 시신이 운구되는 것을 내려다 보고 있다. (연합뉴스)
터키에서 최루탄에 맞아 9개월 혼수상태 끝에 숨진 15살 소년을 추모하는 시위가 53개 도시에서 일어나 200만명이 참가했다고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 당시 빵을 사러 가던 길에 사고를 당한 베르킨 엘반 군은 지난 11일 오전 숨졌으며 이를 계기로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엘반 군의 장례식이 치러진 12일에는 추모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했고 13개 도시에서 경찰이 고무탄과 물대포, 최루탄을 쏘면서 진압해 이틀 동안 시민 52명과 경찰관 19명이 부상했다.
휴리예트는 지난 11~12일 경찰에 연행된 시위 참가자는 417명에 이르며 수도 앙카라에서는 미성년자 36명이 체포됐다가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이스탄불과 앙카라, 이즈미르, 메르신 등의 대도시에서 14일 오전까지 산발적으로 지속했다.
반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이스탄불 경찰청을 인용해 전날까지 시위 과정에서 정부 청사 2곳과 은행 현금자동인출기 24대, 민간 기업 사무소 9곳 등이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전날 남부 메르신의 지방선거 유세에 나서 터키 양대 테러집단인 '혁명인민해방전선'(DHKP/C) 등 일부 불법 단체들이 오는 30일 선거를 앞두고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뷸렌트 아른츠 부총리도 국영 방송사 TRT에 출연해 시위대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선거사무소 20여곳에 방화를 저질렀다며 "폭력 시위로 정부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