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크림 공화국을 러시아 연방에 병합하는 내용의 문서에 서명, 병합에 필요한 러시아 내 법적 절차를 완료했다.
앞서 러시아 상하원이 비준한 이 문서가 법적 조건을 마무리함에 따라 지난 1954년 옛 소련에서 우크라이나로 속했던 크림 자치공화국은 60년 만에 다리 러시아로 복귀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을 새 연방지구로 지정하고 올렉 벨라체프를 크림 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로 임명했다.
유럽연합(EU) 주요 회원국과 유엔 등은 이날 러시아의 조치를 일제히 비난했고, EU는 제재 대상 인사를 늘리는 등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프랑스는 푸틴 대통령의 서명 직후 곧바로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 푸틴 서명으로 법절차 모두 완료
푸틴 대통령은 예카테리나 홀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러시아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크림병합 조약 비준안에 서명, 크림을 러시아 연방으로 귀속하는 법적 절차를 매듭지었다.
크림 공화국은 지난 16일 주민투표에서 96%의 찬성으로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했다. 세바스토폴 특별시 주민도 95% 이상이 러시아 귀속을 지지했다.
병합 조약으로 크림공화국과 세바스트폴 특별시 등은 올해 말까지 완전한 연방 편입을 위한 경제, 금융, 법 시스템 적응기를 거쳐 내년 1월 1일부터 실질적 연방 구성원이 된다.
크림과 세바스토폴은 러시아 연방 내에서도 공화국과 연방 직할 특별시의 지위를 유지한다. 크림 주민은 원한다면 러시아 국적을 가질 수 있고, 공식 언어는 주민들의 민족 구성을 고려해 러시아어, 우크라이나어, 크림 타타르어 등 3개어를 쓰며, 국경은 크림과 우크라이나 간 경계로 정했다.
크림의 공식 통화는 러시아 루블화로 바뀌지만 2016년까지 우크라이나 흐리브냐화도 허용된다.
◇ EU 주요국 맹비난…유엔 '대화' 강조
EU 정상들은 이날 러시아의 크림 합병에 대한 추가 제재로 러시아 디미트리 로고진 부총리 겸 푸틴 대통령의 고위보좌관과 흑해함대 부사령관 2명 등 고위 관료 12명의 EU 내 자산을 동결하고, 비자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푸틴 대통령의 합병 조약 비준안에 서명하자 그 결과에 따라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 인력 교류 등 대부분 군사 협력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부과할 때 예상되는 에너지 불안에 대해 "결국 미국의 셰일 가스가 유럽 국가가 찾는 대안이 될 것"이라며 "에너지 수입을 다변화하려면 미국이 수출 설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이 "칼라시니코프 기관총 총부리를 들이대고 치러진 주민투표"라고 비난하며 "크림 합병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인 만큼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