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공안탄압대책위가 간첩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과 현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윤성호기자
검찰이 증거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공소장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재판이 애초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22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에 대한 공소 사실 가운데 중국 국적임을 속이고 탈북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착금을 타낸 혐의(북한이탈주민보호법 위반)에 대한 금액을 늘리는 방향으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1심은 유씨의 간첩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국적을 숨기고 정착금 2500만원을 타낸 혐의에 대해선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탈북자단체가 유씨를 사기죄로 고발하면서 부정으로 타낸 지원금 액수를 7700만원으로 늘려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유씨에게 사기죄가 적용되면 공소시효가 북한이탈주민보호법보다 2년 긴 7년이 돼 그만큼 혐의 액수도 늘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로 예정된 결심공판 이전에 검찰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하고 이를 법원에서 받아들인다면 결심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 안팎에선 증거위조 논란이 불거진 항소심에서도 유씨의 간첩혐의에 대한 무죄 선고 가능성이 높아지자, 검찰이 다른 혐의에 대한 보강 수사를 통해 '탈출구'를 모색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검찰은 유씨가 2011년 6월부터 1년 반 가까이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받은 월급 수천만원도 부정수급으로 보고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NEWS:right}
또 탈북자단체를 중심으로 유씨 측의 서류도 가짜라는 의혹이 나오자, 이에 대한 검증작업도 벌이고 있다.
이미 중국 대사관과 공안당국은 국정원이 입수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핵심 증거들이 조작된 것으로 확인했지만, 검찰은 "국정원이 제출한 자료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유씨는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에서 추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간첩이라고 허위자백한 유씨의 동생 가려씨도 중국으로 추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