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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비리재단 복귀, 상지대는 안녕 못합니다"

     

    - 김황식 판결로 舊 재단 복귀길 열려
    - 이후 타 학교도 비리재단 줄줄이 복귀
    - 학생들, 말할수없는 당혹감과 분노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대화 상지대 교수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지대학교, 사학비리로 참 오랫동안 몸살을 앓았던 학교죠. 지난 1994년 당시에 김문기 이사장이 학생들 부정입학, 공금횡령 이런 혐의로 1년 6개월 실형선고 받고 학교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2010년에 다시 학교에 이사로 복귀하려고 시도를 하다가 그때 교수들이 삭발하고 정말 큰 난리가 났었죠. 그런데 지난 3월 31일 상지대 이사회가 김문기 전 이사장의 아들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을 해서 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사도 아니고 이사장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상지대학교 정대화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대화> 안녕하지 못합니다.

    ◇ 김현정> 학교 상황이 어떤가요, 지금?

    ◆ 정대화> 학교 상황이 최악의 상황입니다. 우리가 21년 전에 김문기 씨가 사학비리로 물러났잖아요. 그리고 세월이 많이 흐르고 사회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최악이죠.

    ◇ 김현정> 김문기 전 이사장이 이 학교 설립자인가요?

    ◆ 정대화> 아닙니다.

    ◇ 김현정> 설립자도 아닌데 어떻게 이사장 되셨죠, 처음엔?

    ◆ 정대화> 학교에 문제가 있으면 임시이사가 파견되잖아요. 요새도 많이 그러죠. 이분도 유신초기에 박정희 대통령 초기에 임시이사로 왔다가 권력의 힘에 기대어서 임시이사회 이사장이 되었다가 그 다음에 학교를 무상으로 인수해서 본인이 이사장이 됐던 거죠.

    ◇ 김현정> 그래서 1974년부터 이사장으로 재직을 했는데 93년에 비리로 구속이 됩니다. 어떤 혐의였죠?

    ◆ 정대화> 예를 들어서 부정편입학. 그러니까 부정 입시비리가 아주 유명하고요. 그 다음에 학생들이 내놓은 돈으로 사립대학이 움직이니까 학생들이 내는 돈을 교비라고 합니다. 이 교비횡령 등등. 또 교원 이중으로 임용하는 것, 또는 교수들에게 봉급포기 각서를 강요하는 것, 또는 이사회를 전혀 개최하지 않으면서 허위로 교육부에 보고하는 것. 또는 중앙도서관이라든지 학군단이라고 하는 학교 시설물을 건축하면서 공사비를 착복하는 것.

    ◇ 김현정> 다양하네요, 정말.

    ◆ 정대화> 학교 부지를 자기 것이라고 개인의 (소유로) 착복하는 것, 이런 것도 있고요. 이런 것을 하기 위해서 엄청난 족벌 운영을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것에 대해서 학생들이 반대하니까 학생 100여 명을 간첩으로 몰아버리는 86년에 상지대용공조작사건도 일으키는, 참으로 다양한, 엄청나게 많은 문제가 있었던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 저런 혐의로 94년에 실형을 선고받고 이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그 비리가 터진 후 21년이 흐른 올해, 어떻게 그 비리이사장의 아들이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이 된 건가요?

    (자료사진)

     

    ◆ 정대화> 정부가 그렇게 만든 겁니다, 교육부가.

    ◇ 김현정> 교육부가요?

    ◆ 정대화> 그렇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이시죠?

    ◆ 정대화> 이것이 스토리가 긴 데요. 천일야화가 넘는 길고 긴 스토리가 있는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지금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나와 계시는 김황식 전 총리가 있습니다. 이 분이 대법관을 하실 때 2007년에 김문기 씨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장본인입니다. 그 당시 주심재판관이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 재판을 했다는 거죠?

    ◆ 정대화> 저희가 김문기 씨가 쫓겨나고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되다가 정상화를 했어요. 그런데 정상화된 체제를 무너뜨린 게 김황식 씨가 관여했던 그 판결이고, 거기서 구 재단에게 말하자면 학교에 대한 일정한 발언권을 줬습니다, 소송권을. 전엔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이게 말하자면 둑이 터지는 시초가 됐고요.

    그 다음에 그것 때문에 사학분쟁조정위원회라고 하는 아마 청취자들은 생소한 국가 위원회가 있는데요, 이 위원회에서 더구나 대법원 판결을 왜곡을 해서 대법원 판결은 옛 재단에게 학교를 다 돌려주라는 거다, 이렇게 왜곡을 했어요. 그리고 여기에 교육부가 부화뇌동을 하고요. 이런 과정을 거쳐서 굉장히 복잡합니다마는 결국은 정부의 뜻에 의해서, 권력의 뜻에 의해서 김문기 씨의 둘째 아들 김길남 씨가 학교로 돌아온 것이고, 이것은 김길남 씨가 돌아온 것이 아니고 김문기 씨가 돌아온 것과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소송에서 발언권을 어떻게 얻게 된 거죠, 분명히 비리혐의로 쫓겨났는데?

    ◆ 정대화> 그게 말하자면 과거에는 이미 쫓겨난 옛 재단은 아무런 소송권이나 발언권이 없는 게 대부분의 판례였는데, 그 판례를 김황식 씨가 주심 재판관으로 있으면서 뒤집어 버린 겁니다.

    ◇ 김현정> 근거가 뭔가요?

    ◆ 정대화> 사학은 개인의 사유재산이라는 그런 철학 하에서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분이 설립자도 아니시라면서요?

    ◆ 정대화> 설립자도 아닙니다. 그런데 그 판결은 설립자도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쫓겨난 바로 그 이사가 가장 권한이 많다, 이렇게 판결을 했습니다. 그래서 법조계에서는 상당히 문제가 많은 판결로 그 당시에 혹평을 받았습니다.

    ◇ 김현정> 김문기 이사장 물러난 이후의 학교 운영 모습은 어땠나요, 좀 괜찮았습니까?

    ◆ 정대화> 저희가 저희 대학을 칭찬하는 것은 조금 팔불출 같습니다마는 사실 상지대학교는 1993년 이전에는 이름 없는 지방대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한 20년간 학교의 양적 발전, 말하자면 건물을 짓는다든지 등록금값, 예산이 많아진다든지, 장서가 많아진다든지 교육 지자재를 구비한다든지 이런 양적 발전 외에도 가장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될 뿐만 아니라 취업률이라든가 입학률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둔 대단히 발전 가능하고 아주 민주적인 대학으로 정평이 났습니다. 지금도 그렇고요. 그런 상황에서 옛 재단이 돌아오게 되면서 학교가 심각한 딜레마에 빠지게 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제일 걱정은 학생들인데, 또 다시 학교 술렁이고 학생들 다시 피켓 들고 교실 나가야 되고 이런 상황으로 가는 거예요?

    ◆ 정대화> 그것은 교수가 결정할 게 아니고 학생들이 결정할 상황인데요. 학생들은 지금 말할 수 없는 당혹감이랄까,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 김현정> 비리 재단, 비리 사학의 운영자들이 이런 식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상지대 말고도 또 있습니까?

    ◆ 정대화> 김황식 씨가 주심 재판관을 했던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아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전국의 모든 임시이사 파견 대학을 전부,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다 비리재단에게 돌려줬습니다.

    ◇ 김현정>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교육부 산하인데, 여기에서 문제 있는 학교들은 임시이사 파견, 관선이사를 파견해서 관리를 해왔던 것인데, 그 판례 이후로 바뀌었군요?

    ◆ 정대화> 그렇습니다. 예를 들자면 영남대, 대구대, 둘 다 대구에 있습니다. 광주에 있는 조선대, 경기도에 있는 경기대와 서일대. 그 다음에 저희 상지대, 서울에 있는 덕성여대, 동덕여대, 광운대, 세종대 이런 대학들에서 예외 없이 다 비리재단이 복귀를 했고요. 그 다음에 저는 대학에 있어서 잘 모릅니다마는 수십 개의 초중등학교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 김현정> 우리가 또 그동안 참 무관심하게 잊고 지냈던 부분인데 상지대학교에서 이런 문제가 터지면서 사회적인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네요. 오늘 한번 짚어봤습니다. 상지대학교 정대화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정대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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