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4차 핵실험 우려 속에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관련국간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일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가 회동하고 11일 한중 수석대표가 만난에 이어 이번에는 중국과 미국의 접촉이 예정돼 있다.
중국측 6자회담 수석 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다. 우 대표는 오는 17일까지 유엔주재 북한대표부가 있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를 세차례 만나 양측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외교 소식통들은 6자회담 재개 조건과 수순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밑그림을 맞춰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측이 비핵화 사전 조치와 관련한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이다.
한미일 3국은 최근 북한과 다양한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하고 6자회담 재개 조건인 비핵화 사전 조치를 유연성 있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각국의 입장 차이가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각국간의 잇따른 회동이 비핵화 대화 재개라는 성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은 대북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1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이 분명히 해야할 조건이 있다"면서 "북핵 문제에 관한 미국의 정책에는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은 여전히 북한에 넘어가 있다"고 말해 북한의 변화 없이는 6자회담 재개가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미일 3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들도 대화재개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면서도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고 북한 핵 능력 고도화를 차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대화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이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들며 오는 18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면 북한이 다시 대화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태양절과 오마바 미 대통령 방한 등이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된 가운데 이번주와 다음주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가 전면 충돌과 대화국면 전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