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좌측부터 김황식.이혜훈.정몽준 후보)
새누리당 서울시장 주자들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잠잠했던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예비후보가 경선 일정 재개와 함께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으로 격돌하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박심 발언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일 열린 첫 정책토론회에서 "박 대통령께서도 저의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전 총리는 다음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정부,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라는 분들이 박원순 시장을 교체시킬 후보자는 저라며 저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했고 또 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면서 "그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4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기 생활체육축구대회에 참석해 당과 사법기관의 조치를 요구했다.
정 의원은 "김황식 후보의 발언은 법률적 문제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중앙당 공천위원회 등에서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하며, 법을 전담하는 기구에서 다 검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 의원 측은 “34년 판사를 한 사람이 맞나 의심스러울 정도로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무개념의 극치를 드러낸 발언일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당원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해당 행위”라며 “금도를 넘은 언사에 대해 당원과 시민들 앞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2일 정책토론회장에서 "대통령을 탄핵 위험으로 모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던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4일 영등포 119수난구조대 현장 점검에서 "박 대통령에게서 출마 권유를 받았다는 말이 사실일 수 없다"면서 "표를 얻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인데, 그냥 거짓말도 아니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케 하는 그런 중대한 거짓말을 한 것이니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여의나루역 앞에서 열린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관되게 말해온 것이기 때문에 나의 진정을 얘기한 것"이라며 "다른 어떤 의미도 없고 해석의 오해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또 대통령의 선거중립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법률적으로 검토하는 분들이 따질 일이지만 그것은 하등의 문제가 될 수 없는 사항"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