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아흐레째인 지난달 24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현장에서 해군과 해양경찰, 민간 잠수사 등 구조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침몰 수색작업에 투입된 민간잠수사가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해경은 이 잠수사의 자격 유무는 물론 수색활동 자원 경로도 여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오전 6시쯤 세월호 침몰 수색작업에 처음으로 투입됐던 민간잠수사 이모(53) 씨는 입수 5분여 만에 통신이 두절돼 구조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7일 브리핑에서 이 씨의 자격증 유무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범대본 관계자는 다만 "이 씨가 실제로 자격을 갖고 있었는지 확인이 안될 뿐이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씨가 당초 세월호 수색작업에 투입될 때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를 통해 들어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자격 검증은 언딘이 판단한다"고 언딘 측에 책임을 일부 떠넘겼다.
해경 측에 직접 자원해서 접수하는 민간잠수사들이 아닌 경우에는 해경에 의한 자격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어 언딘 등 외부업체의 자격 심사 과정에 대해서 "보통 개인 친분이나 추천, 협회 등을 통해 민간잠수사들을 뽑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언딘 등을 통해 들어오는 민간잠수사들 또한 해경의 요청에 따라 작업에 동원되며 해경의 총괄 지휘 아래 놓인다는 점에서 검증 소홀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이 씨는 당초 화력발전소와 댐 건설 등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산업잠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산업잠수 경력 역시 공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이 씨와 함께 바지선에 오른 동료 잠수사의 진술에만 의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범대본 관계자는 "댐 작업이나 발전소 작업에 참여한 부분은 확인이 됐고, 산업잠수 경력은 동료 다이버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고당일 이 씨가 혼자서 입수한 것도 의문점이 남는 대목이다.
범대본은 앞서 "선체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가이드라인 등을 설치하거나 옮기는 작업은 관행적으로 한 명이 할 때도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범대본 관계자는 "2인 1조가 아닌 한 명이 들어가서 작업을 한 상황이 이전에도 있었는지는 보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가이드라인 작업 뿐 아니라 다른 작업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었는지 더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이 씨가 해경 측과 통화를 한 뒤 세월호 수색작업에 참여하게 됐다는 유가족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서해해경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인했지만 통화 여부에 대해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RELNEWS:right}
무리한 무자격자 투입 의혹을 불러일으켰던 이 씨의 사고에 대해, 전날 범대본 측은 "잠수사 관리 주체가 사실상 없다"면서 "해경이 주도적으로 관리해야 했는데 민간에 위탁하고 방치해놓은 점을 인정한다"고 시인했다.
또 언딘 측은 "동원령으로 소집된 잠수사에 대해서는 (자격증 소유 여부에 대해)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