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해외에서 잠적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 씨와 장녀 섬나 씨, 측근인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 4명에 대해 여권반납 명령을 요청했다.
또 이들 4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뒤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
23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는 외교부에 혁기 씨 등 4명에 대해 여권반납 명령을 요청해 현재 여권반납 명령을 송달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90일동안 체류가능한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김필배 대표와 김혜경 전 대표에 대해서는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을 통해 체류자격 취소 조치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해, 발견 즉시 강제 추방된다.
혁기 씨와 섬나 씨의 경우 각각 미국 영주권과 프랑스 임시거주 비자를 갖고 있는 상태여서 체류자격 취소조치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검찰은 경찰청을 통해 이들 4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 16일자로 수배가 완료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미아 신세로 전락한 혁기 씨 등 4명이 조속히 자진 입국해 수사에 협조하도록 가족을 통해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수사가 시작된 이래 관계사 대표 등 8명을 구속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해 온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모두 잠적하면서 '주춤'하는 모습이다.
앞서 검찰은 강력부가 있는 전국 6대 검찰청을 중심으로 전담 검거반을 꾸렸다. 또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 씨에 대해서는 각각 5천만원, 3천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구원파 신도 집 등 유 전 회장이 있을만한 곳 등을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현상수배 이후 들어오는 제보들도 확인해 나가고 있지만 결정적인 제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 21일 금수원을 8시간동안 압수수색했지만 결국 유 전 회장 부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당시 금수원에서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하며 망설이는 사이, 구원파 측에 증거인멸과 도주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해외로 도피한 혁기 씨와 섬나 씨, 김혜경 대표와 김필배 전 대표에 대해서도 미국·프랑스와 사법공조 아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언제쯤 잡힐지는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지금으로선 시민과 구원파 신도들의 제보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국민적 호응을 얻는 이번 수사에 검찰이 안이한 자세로 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7월 22일까지다. 그때까지 검찰이 유 전 회장을 검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