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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그달은 탈영병…美 부끄러워해" 논란 확산

미국/중남미

    "버그달은 탈영병…美 부끄러워해" 논란 확산

    (사진='보 버그달은 영웅이 아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탈레반 간부 5명과 맞교환을 통해 풀려난 보 버그달 미군 병장이 탈영병이라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미국 내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공화당 측이 '테러리스트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깼다며 오바마 정부를 연일 비판하는 가운데 버그달의 행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불 붙은 논란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버그달 실종 당시 같은 소대원이었던 매트 비어캔트 예비역 병장은 2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버그달은 전쟁 중 탈영했고, 전우들이 그를 찾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비어캔트는 군법에 따라 버그달을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버그달과 같은 소대에 있었던 병사들은 그가 경계근무 중 무기를 버리고 초소를 이탈했다고 주장했다. 탈영 당시 버그달은 나침반과 칼, 물, 디지털 카메라, 일기장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사라진 버그달을 찾기 위해 벌어진 수색 과정에서 최소한 6명이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전사했다. 조쉬 코더 예비역 병장은 "버그달이 그런 식으로 떠나지 않았다면, 우리들 중 누구도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매우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당시 부대원들은 버그달의 수색 작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했다. 코더는 "버그달이 영웅 대접을 받는다면 아무도 진실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폭로 이유를 설명했다.

    페이스북에는 "보 버그달은 영웅이 아니다"는 페이지가 개설돼 사건의 진상을 알리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버그달을 찾다 전사한 동료들의 죽음에 관한 내용도 널리 공유되고 있다.

    버그달이 아프간 파병 당시 부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메일 내용도 탈영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는 이메일에서 "내가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자신들만 옳다는 거만함에 구역질이 난다"고 적었다.

    실명을 밝히길 꺼린 버그달의 군 동료는 트위터에 '코디(Cody)'라는 이름으로 글을 올려 "버그달은 사라지기 전에 '만약 배치된 부대가 맞지 않으면 산 속에 들어가거나 중국으로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더 병장도 "버그달은 미군의 제약 없이 자기 혼자 아프가니스탄을 둘러보길 원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탈영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버그달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관계자는 "(버그달이 탈레반에 수감된) 5년으로 충분하다. 버그달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척 헤이글 국방장관도 탈영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처벌을 받게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의 최우선 임무는 버그달의 안전과 건강, 송환"이라고만 답했을 뿐 처벌에 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다.

    공화당 측은 버그달이 실상은 '포로'가 아니라 '인질'이었다며 정부에 대한 공세를 퍼붓고 있다. 테러리스트와 흥정한 선례를 남겨 아프간에서의 납치 위험이 더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오바마 정부가 포로 맞교환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 30일 전에 의회에 알려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미 정부에 대한 비판 행렬에 가세하면서 포로 맞교환 협상이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을 '전쟁으로 찢긴 국가'로 지칭하면서 워싱턴이 이 지역에서 평화 임무를 수행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아프간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카르자이 대통령이 아프간에 대한 미국의 의도를 불신하기 시작했다"면서 "대통령은 아프간 평화 임무가 실패할 때 어떻게 포로 맞교환은 성공할 수 있었는지 반문했다"고 전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1996~2001년 아프간 집권세력이었던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지지하는 한편 반정부 유혈 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하지만 평화협상이 진척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탈레반이 포로 맞교환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 지렛대로 삼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프간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 아프간 대사인 제임스 커닝햄은 "카르자이 정부가 포로 맞교환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며 "아프간 정부 몰래 이뤄진 일이 아니라 아프간 정부도 동의하고 지지했던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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