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3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유익했다"고 총평했다.
특히 한·중 양국이 연말까지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마무리하기로 합의한데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북한 문제를 놓고는 양국 사이의 근본적 입장차가 표출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연합뉴스에 "양국이 올해 연말까지 FTA를 마무리짓기로 한 것이 가장 큰 헤드라인"이라며 "그러나 양국간에 시장접근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큰 상황에서 시한에 맞춰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할 경우 높은 수준의 한·미 FTA와는 달리 '물타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이어 "북한 문제에 대한 한·중간 논의의 핵심은 중국이 전술적으로 한국에 가까이 다가섰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전략적으로 다가선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중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협력하겠지만 북한을 전략적으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대북정책을 바꿔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이 평양에 정치적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가 있지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시각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지는 매우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위트 연구원은 "중국은 북한 못지않게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와 다른 도전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을 비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관점에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미가 요구해온 6자회담 재개의 조건을 완화하도록 모든 노력을 해달라고 촉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사일 발사를 통해 신호를 보낸데 이어 일본과의 대화에서 진전을 보인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에 대해서는 일본과 관계를 맺고 중국과 일정 거리를 두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일본의 정치·경제적 개입이 커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리처드 부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은 자연스러운 파트너이며 특히 경제적 측면에서 더 그렇다"라며 "그러나 북한문제의 경우 양국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없다면 이를 해결하거나 관리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더글라스 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부회장은 "한·중 양국은 양자관계의 초점을 경제에 맞췄으며 이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북한문제를 놓고 양국 사이에 미묘한 뉘앙스가 읽힌다"고 지적했다.
팔 부회장은 이어 "양국간 공동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나타나지 않았고 일본문제도 불필요하게 포함되지 않은 것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