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 나경원 당선인이 30일 저녁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국 15곳 중 전남 순천·곡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동작을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막판 선전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나 의원은 노 후보와의 접전 끝에 '금배지'를 획득했다.
나 의원은 선거 운동 초반 높은 인지도를 통해 월등히 앞서 나갔지만,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전격 사퇴에 이은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노 후보에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두 사람의 초박빙 접전이 펼쳐지면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나 의원 캠프 관계자들도 뒤집힐까 노심초사 할 정도였다.
하지만 치솟은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나 의원이 승리하면서 야권 단일화 효과가 미미하게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후보는 단일화 됐지만,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까지 화합하는 작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새정치연합 지지층이 5석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정의당 후보를 밀어줄 것이냐는 의문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인다. 나 의원측 관계자는 "야권의 무원칙한 단일화 역풍이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서울에서 치러지는 유일한 선거이다 보니 '정치 이슈화'됐지만, 구민들 입장에선 지역에서 제대로 일할 사람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나 의원의 높은 인지도를 통한 개인기도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작구민들은 동작을이 지역구인 정몽준 전 의원이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때도 박원순 시장에 17%나 앞선 지지를 보내준 바 있다. 때문에 당초 새누리당에선 동작을을 어려운 싸움으로 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나 후보의 '스타성'이 어느 정도 통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작을 지역이 투표율이 높았지만, 이 지역은 역대 선거에서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에 '높은 투표율=젊은층 몰림'이라는 등식도 성립하지 않았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선거 구도가 간소화되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음으로써 양측의 지지자가 몰리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일 뿐이라는 해석이다.{RELNEWS:right}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많은 분들이 투표율이 높으면 여당한테 불리한 것 아니냐고 질문을 하는데 어느 당에 유리하고 불리한 것은 없다"고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지난 대선 때도 투표율이 높았지만 여당에 유리했다. 오히려 투표율이 높아짐으로써 국회 구성원의 민주적 대표성을 확보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됐다.
나 후보는 이로써 현재 19대 국회에서 유일하게 '여성 3선'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금의환향했다. 특히 전국 15곳에서 치러진 재·보선 지역 가운데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큰 서울에서 승리를 일궈내 정치적 중량감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