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46일째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시립 동부병원에서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과 관계자들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영오(47) 씨가 46일간 장기 단식을 마친 가운데 세월호 유족 측은 새누리당에 "단식 중단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김 씨가 입원한 서울시립 동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가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복식에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새누리당에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꺼냈다.
유 씨는 "새누리당이 마치 유가족과 만나 대화하면서 진전이 있었고 그래서 단식을 풀었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유가족이 누차 강조했던 '참사와 가족을 정략적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던 바람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강도높게 규탄했다.
이어 "유민 아버지의 단식 중단 소식을 기다렸다는 듯 새누리당은 가족과 두번 만난 성과가 단식 중단이라고 말했다"며 "새누리당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진작 중단했을 단식을 지금까지 왜 해야했나를 먼저 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에 대해서는 노모와 둘째 딸 유나 양의 간곡한 만류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씨는 "수액치료로는 한계점에 봉착했고, 다른 유가족도 김 씨의 목숨을 도구로 삼을 수 없다고 설득했다"며 "특히 남은 둘째 딸 유나 양과 지병을 앓던 노모가 간곡히 설득한 게 결정적인 단식 중단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불거진 각종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어서 문제될 게 없기 때문에 김 씨는 신경쓰지 않았다"면서도 "유나 양이 김 씨를 걱정하며 많이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나 양에 대해서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까지 했는데 딸이 직접 나서 해명했으니 다행이라는 가족은 아무도 없었다"며 "그렇게 결정해야했던 어린 유나의 심정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감당할 게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어느 누구랄 것 없이 보호해야할 유나까지 나와서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 가슴 아프고 분통이 터진다"며 " 죽은 사람을 살려낼 수는 없어도 살아가야할 애들은 보호하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한편 광화문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등에 대해서는 " 이제는 국회의원들도 단식 중단해달라"며 "국회로 돌아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험난한 싸움에 제대로 역할해달라"고 당부했다.
유 씨는 김 씨가 직접 보낸 문자메시지를 인용하며 "국회로 돌아가라는 의미는 장외투쟁을 그만하라는 게 아니라 단식이라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