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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GMO, 인류 재앙의 단초 VS 인류 미래의 희망

    [GMO의 나라 미국을 가다 ③] GMO 논란, 용어·개념 선점 경쟁도 치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사회'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전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GMO, 즉 유전자변형식품은 수 년 간에 걸친 찬반 논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야이다. 인류 생존의 희망으로 이야기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재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GMO 표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GMO 기술 개발과 세계적인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어떠할까. CBS 노컷뉴스는 GMO 식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 몬산토와 듀퐁 등 GMO 기업들의 현황, GMO 기술의 미래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편집자 주]

    GMO 옥수수 (사진=김학일 기자)

     

    "몬산토는 GMO 종자를 개발하면서 주로 소비자인 농민과 대화하며 소통을 잘 했다. 그러나 식량 생산의 구체적인 실상을 모르는 대중과는 소통을 하지 못했다. GMO 식품이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이 결국 해결해줄 것이라는 엘리트주의적 배짱으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 (미국곡물협회 관계자)

    "그동안 일반 대중들에게 농업에 대해 설명을 하지 못했다. 직원들 간에 GMO에 대해 얘기하는 것도 꺼렸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일이 농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말하고 알리려고 한다" (몬산토의 톰 애담스 부사장)

    GMO 기술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GMO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증가하자 몬산토와 듀폰 파이오니어 등 GMO 기업들도 대중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GMO 콩 재배 현장 (사진=김학일 기자)

     

    이런 적극적인 대응 속에 눈길을 끄는 것은 GMO에 대한 입장 차이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곡물협회, 미국식품정보협회, 미국옥수수생산자협회, 종자개발 회사 등 기자가 방문 취재를 한 곳에서는 한결같이 'GMO' 또는 'GM'보다 Biotech, Biotechnology, Biotech food(생명공학식품) 등의 용어를 사용하기 선호했다.

    GMO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미국의 식품안전정보협회(IFIC, 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의 앤디 벤슨 부회장은 "과학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돌연변이라는 과학 용어가 대중들에게는 다른 차원으로 공상이 되기 일쑤"라며 "GMO나 GEO 대신 바이오 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사정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했다.

    앤디 벤슨 부회장은 "일반 대중이나 소비자들과 소통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용어를 선정하느냐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GMO라는 용어가 대중들에게 야기할 수 있는 불안감 등을 막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바이오 텍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GMO라는 중립적인 용어 대신 바이오 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유전자가 변형됐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가리는 측면이 강해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에서 GMO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증가하면서 상당수 지방정부에서 소비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유전자가 변형됐다는 의미의 GMO 여부를 식품에 표시하는 문제가 한창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듀폰파이오니어의 육종 및 GMO 옥수수 시험 재배 (사진=김학일 기자)

     

    단지 용어의 경쟁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 등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치 개념을 실현하는 방법상의 문제를 둘러싸고도 입장이 확연히 갈린다.

    몬산토와 듀폰 파이오니어 등 GMO 기업들은 GMO 기술을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명분과 연결시킨다. 갈수록 부족해지는 식량문제를 해결해 인류 생존을 도모할 수 있는 핵심 수단이 바로 유전자 변형 기술 개발이라는 것이다.

    몬산토와 듀폰, IBM 등 글로벌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미국 내 Global Harvest Initiative의 마가렛 제이글러 디렉터는 "지금도 8억 명의 인구가 굶주리고 있는데, 오는 2050년 지구 인구가 70억 명에서 90억 명으로 증가하고, 중국과 인도의 26억 인구가 경제성장으로 육류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본격 소비할 경우, 세계적으로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단위 면적당 곡물 생산량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제2의 녹색혁명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Biotechnology 기술은 매우 중요한 포션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변형을 통해 물이 부족한 지역, 기온이 낮은 지역, 간석지 인근 염분 농도가 높은 지역 등 기존에 곡물을 심을 수 없는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종자를 개발하고, 이를 정밀농업 등 현대 농업기술과 결합시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량생산 농업을 위한 농기계 (사진=김학일 기자)

     

    GMO 기업들은 더 나아가 유전자 변형 기술의 발전이 '생물 다양성'(Biodiversity) 증대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듀폰 파이오니어의 존 아버클 부사장은 "바이오 텍 기술을 통해 새로운 특질을 가진 종자를 만들 수 있는 만큼, 이는 오히려 종의 다양성을 확대한다"고 말했다.

    물론 세계 환경단체들은 유전자 변형식품이 후대 세대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알 수 없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고, 유전자 변형 종자에 대한 내성 증가로 자연 생태계를 교란 및 파괴할 수 있는 만큼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아니라 재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GMO 업계가 내세우고 있는 지속가능성을 일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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