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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개발만으로는 한계, 전방위적인 신기술 통합

보건/의료

    GMO 개발만으로는 한계, 전방위적인 신기술 통합

    [GMO의 나라 미국을 가다]②더 강해지는 GMO 기업, 몬산토 듀폰의 현재

    몬산토 리서치 센터의 GM 종자 생장실. (각종 기후 조건을 달리하는 170개의 생장실이 있다/김학일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언제 어디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위험사회’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전 문제가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GMO, 즉 유전자변형식품은 수 년 간에 걸친 찬반 논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야이다. 인류 생존의 희망으로 이야기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재앙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GMO 표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GMO 기술 개발과 세계적인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어떠할까. CBS 노컷뉴스는 GMO 식품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 몬산토와 듀폰 등 GMO 기업들의 현황, GMO 기술의 미래 가능성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편집자 주]

    몬산토 등 GMO 기업들이 단순히 유전자 변형 종자 개발에서 머물지 않고, 각종 생물학 제제(生物學的製劑) 개발과 정밀농업 분야 진출 등 신기술 통합을 통해 본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GMO, 즉 유전자 변형 종자 개발을 주도하고, 종자 특허권을 통해 전 세계 농민들부터 폭리를 취하는 공룡기업 몬산토.

    유전자 변형 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반대론자들이 GMO 기업 몬산토에 내리는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이런 평가 중 적어도 ‘공룡기업’이라는 말은 재고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지난해 몬산토의 순매출은 148억 6천 만 달러(15조원)로, 포천지가 선정하는 세계 500대 기업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생각하는 것 만큼 공룡기업은 아니다”라는 것이 몬산토 측의 설명이다.

    기술개발에 공헌한 몬산토 과학자들의 사진. 김학일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길을 끄는 것은 몬산토의 R&D 투자규모이다. 순매출의 7%에 해당하는 10억 달러(1조원) 이상을 해마다 각종 연구 개발에 투자한다. 이런 연구 개발 사업에는 4천여 명의 과학자들이 투입되고 있다.

    몬산토는 이런 연구개발을 통해 최근 사업 분야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먼저 주 업종인 유전자 변형 기술이 기존의 해충 또는 제초제 저항성 GMO 종자에서 물이 부족하거나 기온이 낮은 지역에서도 자랄 수 있는 GMO 종자 개발로 까지 나아가고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다양한 기상 이변에 대응할 수 있는 GMO 종자 개발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몬산토의 마이클 돈스 디렉터는 “아프리카 물효율성 옥수수 프로젝트를 통해 가뭄 저항성 옥수수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이미 소개했다”며 “케냐에서의 재배 결과 기존의 종자보다 2배 이상의 옥수수 수확량을 거뒀다”고 말했다.

    몬산토는 단순히 유전자를 변형하는 기술에 머물지 않고 곡물 생산량 확대를 위해 토양 속 미생물을 활용한 생물학적 살충제 등 각종 생물학 제제 개발도 한다. 마이클 돈스 디렉터는 “곡물 생산에 유해한 미생물을 자연 속 미생물로 구제하는 방법에 대해 지난 2-3년간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분을 통해 세계 곡물 생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을 위한 생물학적 제제도 연구 개발 중이다. “꿀벌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되고 곡물 작황에까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면서, 꿀벌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진드기를 통제하기 위해 생물학적 제품을 연구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몬산토가 추진하는 사업 확대의 결정판은 농장 별로 최적화된 관리를 꾀하는 이른바 ‘정밀농업’이다.

    GPS가 달린 트렉터. 김학일 기자

     

    정밀농업은 트렉터 등 농기구에 GPS(위성항법장치)를 달아 경작지의 강우량, 비료 투입량, 토양 비옥도, 질병 유형, 해충 유형, 곡물 생산량 등 각종 데이터를 모아 분석함으로써 경작지 별로 파종할 종자, 비료의 종류와 량, 파종과 수확 시기 등 맞춤 처방을 해주는 것이다.

    미국곡물협회 관계자는 “1미터 간격으로 경작지 정보를 분석하고 심지어 밭의 고랑에 모이는 물의 량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정밀농업”이라며 “이런 맞춤 처방을 통해 해당 경작지 에서 산출할 수 있는 최대의 곡물을 수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몬산토는 이런 맞춤 처방을 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가장 기본적인 자문은 농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는 각 단계 별로 비용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몬산토의 톰 애담스 부사장은 “컨설팅 비용의 수준은 시장에서 정해진다”며 “생산력 증대 처방을 받을지 말지는 농민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톰 애담스 부사장은 “개발된 GMO 종자를 심어 100% 제 기능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밀농업은 GMO 종자의 기능을 발휘하도록 관리해주는 일종의 AS 개념으로 , 몬산토는 정밀 농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농업정보 서비스기업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품종개량인 육종 기술, GMO 기술, 생물학적 제제 개발 등이 정밀농업으로 통합 수렴되는 셈이다.

    또 다른 GMO 기업 듀폰도 몬산토 못지않게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과학 역량을 신제품으로 연결시키는 ‘종합과학회사’(Intergrated Science Company)라는 태생적 정체성에 걸맞게 전 세계 90개 나라 150곳의 연구 개발센터에서 만여 명의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활동하고 있다.

    듀폰은 매년 22억 달러(2조 2천억원)를 연구개발에 투자하는데, 지난해 전체 매출이 357억달러임을 감안하면 매출의 6% 이상이 연구개발에 들어가는 셈이다.

    디모인에 위치한 듀폰 파이오니어 리서치 센터. 김학일 기자

     

    특히 GMO 종자 개발 등을 담당하고 있는 듀폰 파이오니어는 듀폰이 강조하고 있는 이른바 종합과학(Intergrated Science) 개념의 한 가운데에 있다.

    듀폰이 과거에 주력했던 화학 첨단 소재의 재료과학을 GMO 기술 개발 등 농업 및 생명공학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작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GM종자를 시험재배하는 듀폰의 그린하우스. 김학일 기자

     

    2011년 효소기술 및 식품 소재 업체인 다니스코를 인수하고, 2012년 대두단백 합작회사 쏠레를 100% 인수하는 등 필요한 기업은 사들이고, 과학 통합에 저해되는 사업부문은 분사 또는 매각되고 있다.

    몬산토와 듀폰 등 GMO 기업들이 이처럼 GMO 기술 개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각종 신기술의 통합, 인수 합병을 통해 ‘생각하는 것만큼 공룡기업’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과거보다 훨씬 강한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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