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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작권 환수 연기, 밀실 결정할 사안 아니다

칼럼

    [사설]전작권 환수 연기, 밀실 결정할 사안 아니다

    • 2014-10-24 17:06

     

    한국과 미국 양국은 당초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됐던 전시작전통제권(아래 전작권) 전환 시기를 재연기하기로 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워싱턴에서 연례 안보협의회를 갖고 전작권을 전환과 관련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한미 양국은 특히 앞으로 전작권 전환의 조건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필수 대응능력'을 내세웠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기 위한 킬체인과 KAMD를 2022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전작권 전환은 빨라야 2022년 이후에나 가능하게 됐다.

    사실상 전작권 전환의 무기한 연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시작전권 전환문제는 지난 2007년 한미 정상이 합의하면서 당초 2012년 4월에 넘겨받기로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2015년 말로 전환시기를 늦췄고 이번에 또다시 사실상 무기한 연기하기로 한 것이다.

    한 나라 주권의 핵심인 자국 군대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계속 맡아 달라고 한 것인데 이처럼 중요한 결정이 밀실에서 이뤄졌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2015년 전시작전권 전환 차질 없는 준비'를 공약했고 대통령 인수위 시절에도 '전작권 전환 정상 추진'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킨바 있다.

    국방부 역시 지난 4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15년 12월 목표로 전작권 전환'을 재확인한 바 있다.

    청와대는 전작권 전환의 연기가 궁극적으로 북한의 전면전과 국지도발을 억제하고 한미 연합 방위력을 강화하는데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연기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차지하고 이런 중요한 결정을 공론화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소한 국민에게 공약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 된 점을 설명하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 추진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전작권 전환의 연기가 우리 측 요구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미 간 안보 관련 현안에서 우리가 미국 측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미국의 MD참여 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에서 미국의 입김이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추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첨단 무기의 구입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 방어체제에 한국이 편입되거나 미국의 방위전략에 따라 일본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용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히려 대중관계의 악화를 불러오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는 역효과도 우려된다.

    또 전작권 전환이 연기되면서 당초 평택으로 옮기기로 했던 주한미군 가운데 일부를 서울과 동두천시에 남기기로 한 것도 문제다.

    용산의 시민공원화 계획이나 동두천의 도시개발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이 모든 것이 밀실 결정의 폐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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