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액란을 대량으로 유통, 판매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춘천지방검찰청(검사장 정병두)은 식품재료 납품업자 지모(47)씨를 비롯해 경기도 A양계농협 계란가공 공장관계자 정모(48)씨, 이모(44)씨 등 3명을 축산물가공처리법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강원도에서 식품재료 납품업을 운영하고 있는 지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부화에 실패해 폐기해야 하는 계란을 헐값에 사들여 액란으로 만든 뒤 이 가운데 348톤가량을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액란 원료로 쓰인 계란은 부화온도인 38도에 6~18일간 노출돼 부패되고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식용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지씨는 이를 판매해 4억1천7백만원 가량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함께 구속 기속된 양계농협 계란가공공장 관계자 정모씨 등은 해당 액란이 불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납품받아 이 가운데 344톤을 계란분말 등으로 가공해 절반가량을 20여 곳의 식품 제조업체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었던 데는 규제의 허술함이 한몫을 했다.
액란은 식품제조회사들의 제조 편의를 위해 계란 껍데기를 제거해 내용물만 모아둔 액체상태의 계란으로 오염 가능성이 높아 엄격한 시설 기준에 따른 설비를 갖추고 허가를 받아야만 가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행 '축산물의 가공기준 및 성분규격'의 문제점은 액란의 위생상태를 색과 향으로만 규정할 뿐 세균기준치 등 위생기준이 설정돼 있지 않다.
실제 압수된 액란은 살균처리 뒤에도 정상 액란보다 세균이 3.6~11배 이상 검출됐지만 이렇다 할 제재 없이 10개월간 유통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량 액란으로 만든 가공원료가 무방비 상태로 식품업체에 납품되고 다시 불량 액란이 가공공장에 납품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식품업체들은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지난 달 초에야 계란가공공장에 원료를 반품처리했다. 이미 상당량의 불량 액란으로 만든 과자와 빵, 햄 등은 시중에 유통된 뒤였다.
춘천지검 김영준 차장검사는 "위생기준 규정이 강화돼 있다면 식품회사들이 의무적으로 세균검사를 실시해 불량액란의 유통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유사 사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관계당국에 액란의 위생관리 대책수립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