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전 자료 유출과 사이버 공격 가능성 등으로 국가적 우려가 고조되는 시기에 원전 건설 현장에서 가스 누출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6일 오후 5시 18분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 현장에서 질소로 추정되는 가스가 누출돼 안전순찰 중이던 건설회사 직원 3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현대건설 직원 1명과 협력업체 직원 2명 등이다.
고리원전 직원 1명은 메스꺼움을 호소했지만, 병원으로 가지 않았다.
국민안전처는 "사고 원전은 현재 건설 중이며 2015년 가동 예정이어서 방사능 누출과 관련이 없다"고 국민의 불안감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고리원전과 소방당국도 "가스 누출에 따른 질식사고로 원전 가동과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3명의 사망자를 낸 장소가 다름 아닌 '원전' 건설현장이라는 점에서 소식을 접한 울산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료 유출자가 원전 도면 등의 기밀을 공개한 데 이어 한때 국내 원전에 대한 사이버 공격까지 예고되면서, 원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걱정은 고조된 상황이다.
시민 안모(44·울산 남구)씨는 "원전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원전 가동이 중단되거나 사이버 테러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겁부터 났다"면서 "국민에게 신뢰를 줘도 모자란 때에 인명사고가 발생해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온갖 폭발과 유독물 유출 등에 대한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울산시민에게 이번 사고가 안기는 걱정은 더 크다.
불산제조공장 폭발로 1명 사망·4명 부상, 건조 중 선박 화재로 2명 사망·2명 부상, 원유탱크에서 14만 배럴 이상의 기름 누출 등 울산에서는 올해도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로 인명피해나 막대한 재산·환경적 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시민 하모(37·여·울산 중구)씨는 "울산에서 원전이 건설돼도 그동안 안전에 대한 걱정은 막연했다"면서 "각종 폭발이나 가스 유출 등 일상화된 사고에 노출된 시민으로서 앞으로 원전 사고에 대한 공포까지 떠안아야 하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