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5시에 열리는 원주직거래 장터
최근 우리나라 농산물 구매 시장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이른바 ‘신 유통경로’가 바로 그 변화를 이끄는 주인공이다.
‘신 유통경로’는 생산자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다양한 농산물을 박스 포장해 판매하는 꾸러미 사업, 농민들이 도시에서 직접 판매하는 직거래장터, 온라인 사이버거래 등 다양하다.
◇ 아침을 깨우는 원주 직거래장터 4월 중순이 되면 강원도 원주천 둔치는 활기가 넘친다. 새벽 4시부터 9시까지 새벽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매일 5백여명의 소비자들이 새벽시장을 찾아 농민들이 밭에서 갓 따온 신선한 채소와 야채를 아침 밥상에 올린다.
1994년부터 시작된 원주 ‘농업인 새벽시장’은 생산자 농민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장터로 지난해 매출액만 63억원에 달했다.
농산물 가격이 일반 재래시장에 비해서도 10%이상 싸다보니, 4~50대 주부들이 많이 찾는다.
◇ 천원의 행복, 로컬푸드 직매장전남 여수시 미평동 여수농협 1층에 마련된 로컬푸드 직매장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농민들이 배추와 파, 시금치, 콩나물 등 150여개 품목을 판매대에 진열하는 동안, 또 다른 판매대에선 소비자들이 싱싱한 농산물을 계속해 장바구니에 담아간다.
매일 1,300여명의 소비자들이 이곳 여수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찾는다. 지난해 매출액이 71억원을 넘었다.
여수 인근에서 생산된 신토불이 농산물인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특히, 1~2인 가구의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야채와 과일 등 농산물이 소 포장돼, 많이 사서 남겨 둘 필요 없이 한 두끼 먹을 만큼의 양만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여기에 생산자 농민들이 직접 판매하다 보니, 유통거품도 없다. 단 돈 천원의 풍요가 존재한다.
◇ 편해지는 소비자, 꾸러미 포장 배달매주 화요일이면 함안군 여항면 주동리 감현마을에 있는 ‘아라 씨앗드리 공동체’의 50㎡ 남짓한 공동 작업장에는 웃음꽃이 핀다.
{RELNEWS:right}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주부 8명이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인다. 무농약으로 재배한 가지와 호박, 오이에 죽순장아찌, 우리콩 손두부까지 10여 가지의 농산물이 박스에 담겨진다.
마을기업인 ‘아라 씨앗드리 공동체’는 지난 2011년 함안 여성농민회와 4개 마을 주민 8명이 공동으로 출자해 닻을 올렸다. 작업장 이름은 ‘언니네 텃밭’이다.
조합원들이 1,000~3,000㎡ 규모의 텃밭에서 각자 생산한 상추와 들깻잎 등 농산물을 꾸러미 포장을 통해 공동 출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전국에 회원만 100여명이 넘는다.
생산자 농민들은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소비자들은 전화 주문을 통해 집에서 다양한 제철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정은미 사업단장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꾸러미 배달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습관이 갈수록 똑똑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