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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전기매트, 뒤엉킨 전선…글램핑장은 화약고"

사건/사고

    "과열된 전기매트, 뒤엉킨 전선…글램핑장은 화약고"

     


    -전기매트 등의 합선이 화재원인인듯
    -방염천 썼더라면 대피시간 늘어나
    -외국은 캠핑장 안전등급 확인 가능
    -야외배치 소화기, 내구연한 짧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어제인 20일 새벽 두 단란한 가정이 안타까운 화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바로 강화도의 한 글램핑장 텐트에서 일어난 화재였죠. 두 남성 가장과 어린이 3명을 포함해서 총 5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캠핑 문화 유행에 편승해서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캠핑 시설들이 사실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이번 안타까운 사고의 원인과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캠핑 시설의 안전 실태에 대해서 전문가 의견 들어보도록 하죠. 경일대 소방방재학과의 공하성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공하성> 네, 공하성입니다.

    ◇ 박재홍> 일단 화재의 원인에 대해서 좀 의견을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보시기에 이번 화재 원인, 뭐라고 보십니까?

    ◆ 공하성>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먼저 소방당국이나 경찰에서는 전기합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아마도 임시로 전기 배선을 해놓은 상태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본다면 전기 시설이 올바르게 설치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전기합선이라든가 누전 등으로 인해서 화재의 가능성이 더욱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 박재홍> 그리고 화재원인으로 전기매트가 지목되고 있는데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고온에 노출되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어떤 과정으로 화재가 발생을 하나요?

    ◆ 공하성> 일단 소방당국의 조사에 의하면 날씨가 추워져서 전기매트를 깔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에 전기매트를 깔았다면 열이 축적이 돼서 가열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는 것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그 밑에 깔린 전기장판 때문에 불꽃이 더 타오르면서 단시간에 화재가 더 확산됐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 공하성> 네, 그랬을 수도 있고요. 이번에는 냉장고 뒤쪽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 뒤쪽에 있는 콘센트의 전기합선 가능성도 우리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 가능성과 전기장판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너무 순식간에 불이 붙어서 3분 만에 텐트가 다 타버렸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면 텐트의 질도 문제였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 공하성> 텐트의 재질이 천으로 되어 있는데요. 이 천은 가연물이기 때문에 화재 확산 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이번처럼 1분에서 3분 내에 텐트가 아주 전소될 정도로 화재가 빠르게 번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 박재홍> 너무나 순식간의 화재가 빨리 일어났기 때문에 텐트 안에 있던 가족들도 대처를 미리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만약에 방염천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방염천을 썼으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요?

    ◆ 공하성> 방염천이라고 하면 5분에서 6분 정도는 견디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대피하는데는 충분한 시간이 확보됐을 거라고 판단이 됩니다.

    ◇ 박재홍> 한 2배 정도의 시간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에 인명피해가 최소화되었을 것이다는 말씀인데. 그러면 텐트 재질을 방염천으로 하면 비용이 많이 듭니까?

    ◆ 공하성> 기존 텐트비용보다는 비용이 좀 많이 드는데요. 한 1.5배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박재홍> 순식간에 불이 타올랐다고 하지만, 수면 중이기 때문에 화재를 알아채고 대피할 가능성이 좀 낮았던 거죠? 어떻게 보십니까?

    ◆ 공하성> 그렇습니다. 잠을 자고 있을 때 화재가 발생하면 화재 인지가 어렵기 때문에 순식간에 불이 번질 경우에는 이번 화재처럼 대피가 어려울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음주를 하고 취침을 하게 되면 훨씬 더 숙면 상태를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화재의 열이라든가 유독가스의 인지는 훨씬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재 사고가 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 글램핑장 (사진=장나래 수습기자)

     

    ◇ 박재홍> 그리고 출입구가 한 곳밖에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대피하기가 어려웠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계단이라든가 발코니 이런 곳은 양방향 피난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번 캠핑장 같은 텐트 같은 경우에는 그런 양방향 규정이 존재하고 있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요즘 캠핑문화가 유행하다 보니까 이런 글램핑장이 굉장히 많이 있는데 이게 일반건축물이 아니어서 인허가 과정에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이 있어요.

    ◆ 공하성> 글램핑장이나 캠핑장도 마찬가지고 아쉽게도 소방법상의 안전규제 대상에는 완전히 제외돼 있습니다. 벌칙이나 제재조항 조치도 현재 없는 상태여서 제재할 방법이 현재로써는 마땅치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래도 캠핑장 인허가 과정이 있을 것 아닙니까?

    ◆ 공하성> 현재는 인허가 조건은 아니고 아주 기본적인 조건만 갖추면 됩니다. 그러니까 진입로라든가 개수대 정도만 갖추면 쉽게 등록을 할 수 있는 그런 체제로 돼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캠핑장, 텐트마다 소화기를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라든가 텐트 설치에 대한 규정이 전혀 없었던 거군요

    ◆ 공하성> 그렇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조건은 있지만 이 또한 벌칙 조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소화기를 배치해놓지 않아도 특별한 문제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 박재홍> 미국이나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캠핑장 인허가는 매우 체계적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게 전혀 없었나 보네요.

    ◆ 공하성> 외국은 인허가과정으로 먼저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고요.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이 캠핑장 시설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입주 전에 벌써 안전 교육을 철저하게 교육을 받습니다. 관리인이나 근무하는 담당자로부터 관리, 안전교육을 받게 되는데요. 그리고 캠핑장도 기본적으로 안전등급을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눠서 이용자들이 이 시설은 안전등급이 어느 정도 우수하냐, 안전이 어느 정도 잘 되어야 있느냐까지 이용자들이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조치해 놓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용자들이 ‘내가 이용하는 캠핑장이 몇 등급의 안전등급이 있는 곳이다’라는 걸 알 수 있게 한다는 말씀이군요.

    ◆ 공하성>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현장에서 주변 소화기가 작동이 안 됐고. 또 소방관들이 오기 전까지 샤워장에 있는 물을 받아서 불을 껐다는 내용 아닙니까? 참 안타까운 상황이었는데 이거 문제 아닌가요?

    ◆ 공하성> 맞습니다. 소화기가 잘 관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특별히 실외에 설치돼 있는 소화기는 실내에 설치되어 있는 소화기보다 환경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겨울 한파라든가 여름의 뜨거운 열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인데요. 소화기 내구연한을 보통 8년에서 10년으로 보고 있는데 실외에 설치돼 있다면 아주 급격하게 단축되어서 1~2년 밖에 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래서 수시로 점검을 해서 이상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아마 그 이상유무가 확인이 잘 되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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