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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로몬] 박범훈 前수석의 '딸 사랑'과 '감칠 맛'

대통령실

    [쓸로몬] 박범훈 前수석의 '딸 사랑'과 '감칠 맛'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 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 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요즘 뉴스에서 '박범훈'이라는 이름이 자주 나오기에 "왜 이렇게 귀에 익을까"라고 생각하다가 "아, 감칠맛" 하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아시다시피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현재 검찰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모교이자 총장을 지냈던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한 혐의입니다.

    중앙대 총장에다 청와대의 교육문화수석까지 역임하셨으니 교육자라고 불러드려야 할 것 같은데 검찰 수사로 조금씩 벗겨지고 있는 민낯을 보니 '교육자'라고 칭하는게 어색하기만 합니다.

    박 전 수석의 이력을 보니까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나씩 들여다보시죠.

    ◇ 잘못된 '만남'

    지난 2005년 중앙대 총장에 오른 박범훈 전 수석은 정치권에도 발을 들여놓아 학내외의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에 위촉된 박범훈 전 중앙대총장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중앙선거대책위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은 게 문제가 됐죠. 2008년 초에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꿰차기도 했습니다.

    중앙대 총장 연임에 성공한 박 전 수석은 2011년에는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2년간 교육문화수석비서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전형적인 '폴리페서'였던 겁니다.

    말 그대로 거침없이 잘 나갔습니다. 하지만 사단은 보통 그럴 때 일어나는 법이죠.

    ◇ 문제의 '2011년'

    지난 2011년은 중앙대의 서울-안성 캠퍼스 통합이 있었던 해입니다.

     

    당시 중앙대는 두 캠퍼스를 통합 운영하겠다며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서울 동작구 흑석동 캠퍼스에 부지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검찰은 당시 박범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개입해 이런 조건을 무시한 채 허가를 관철시켰다는 첩보를 입수, 직권남용 혐의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습니다.

    황당한 것은 박 전 수석이 당시 허가에 반대하던 교과부 해당 부서 과장과 서기관을 지방으로 강제 전근시켰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육부는 중앙대의 신청 한 달 뒤인 그해 8월 18일 서울캠퍼스와 안성캠퍼스의 통합을 승인했습니다. '일사천리'였습니다.

    ◇ 여제자 보고 '감칠맛'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사실 제가 박범훈 전 수석을 기억하고 있는 것은 2009년 그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대학 총장이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으면 뭐 어떻습니까. 또 총장 연임후에 청와대로 가는게 뭐가 문제입니까.

     

    그런데 2009년 박 전 수석의 발언은 그의 인격과 품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였다고 생각합니다.

    2009년 한나라당 의원모임 초청강연에서 박 전 수석은 자신의 여제자를 가리키며 "이렇게 생긴 토종이 애도 잘 낳고 살림도 잘한다. 감칠맛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본인의 딸에게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 박범훈의 '딸 사랑'

    박 전 수석의 첫째 딸이 지난해 지난해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로 임용됐다고 합니다. 올해 서른넷이라고 하니까 그때는 33살이었겠네요.

    예술대학에서는 아무리 빨라도 40대는 돼야 교수가 된다는 데 누가봐도 석연치 않습니다. 박 전 수석 본인도 34살때 중앙대 예술대학 전임강사를 했으니 할말이 없겠네요.

    검찰은 박 전 수석이 수석 재임 시절 중앙대 캠퍼스 통폐합 등에 특혜를 주고 대신에 딸을 교수로 채용시켰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박 전 수석의 첫째 딸은 '뭇소리 재단'의 이사이기도 합니다.

    ◇ '뭇소리 재단'의 두 얼굴

    박 전 수석의 고향은 양평인데요. 중앙대 총장 시절인 2008년 7월 박 전 수석은 경기 양평군에 있는 자신의 토지를 중앙국악예술협회에 기부합니다.{RELNEWS:right}

    그리고나서 양평군으로부터 9억원을 지원받아 2010년 중앙국악연수원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 3월 이 땅 소유권은 중앙국악예술협회에서 '뭇소리 재단'으로 넘어갑니다.

    '뭇소리'는 박 전 수석의 아호 '凡聲(범성)'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뭇소리 재단은 박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나오기 직전인 2012년 12월 말 설립한 재단으로 이사장은 박 전 수석 본인입니다.

    결국 협회에 땅을 기부해놓고 양평군의 돈을 보태 건물을 짓고 나서 자기가 다시 가져온 셈이 됐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대목입니다.

    ◇ 두산과 박범훈

    지난 2008년에는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했죠. 당시 총장이었던 박 전 수석은 두산그룹의 중앙대재단 인수에 큰 역할을 자처했습니다.

    총장시절 당시 18개 단과대와 77개학과를 10개 단과대와 46개 학과로 통폐합하기도 했는데요.

    한술 더 떠 중앙대측은 내년부터는 아예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학사구조 선진화 개혁안'까지 발표했습니다.

    교수들과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요.어쩌면 '불행의 씨앗'은 박 전 수석이 뿌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박 전 수석은 지난해부터 주식회사 두산엔진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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