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눈물 마른 유족 눈에 캡사이신 장갑 문지른 경찰"

사건/사고

    "눈물 마른 유족 눈에 캡사이신 장갑 문지른 경찰"

     


    -경찰 포위탓에 담요로 가리고 노상방뇨
    -머리채 잡히고, 경찰 "저거 끌어내"
    -유족과 시민 조우, 부둥켜안고 울었다
    -강력처벌? 비폭력 집회에 처벌 불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지성 (세월호 유족 도언엄마)

    평온했던 서울 광화문이 지난 주말 전쟁터로 바뀌었습니다. 바로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추모행사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경찰이 충돌했던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유족을 포함해 시위대 100여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합니다.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물대포와 캡사이신까지 동원됐다고 하는데, 전쟁과도 같았던 당시 추모집회의 상황이 어땠는지 집회에 참석했던 도언엄마 이지성 씨를 연결해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 이지성>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난 토요일, 세월호 1주기 추모집회에서 경찰 병력과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 이지성> 다친 데 많죠. 그날 서울 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데 저희들 같은 경우는 광화문 현판 앞에 있었어요. 16일부터 있었는데요. 완전 고립을 시켰거든요.

    ◇ 박재홍> 16일부터요?

    ◆ 이지성> 네. 음식도 반입이 안 되고 물도 반입도 안 되고요. 하물며 화장실도 못 가게 만들었어요.

    ◇ 박재홍> 그러면 현장에서 화장실을 못 가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

    ◆ 이지성> 화장실에 가는 것도 막아서 아버님들이 담요로 둥그렇게 만들어줘서 거기서 볼일을 볼 정도였어요. 이건 진짜 인권침해라고 해도 경찰이 안 비켜주는 거예요. 자꾸 경찰 병력만 더 추가시키고 아예 고립을 시킨 거죠. 그 상태에서 엄마들이 급하시니까 또 점퍼를 벗어서 가려가지고 볼일을 봤어요, 경찰들 앞에서요.

    ◇ 박재홍> 아니, 경찰들 앞에서 점퍼로 가리고 볼일을 봤다고요?

    ◆ 이지성> 경찰들도 있고 여경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경찰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집에 가서 너희 엄마들한테 꼭 얘기해라. ‘우리가 세월호 유가족 화장실 가는 거 막았다, 노상방뇨를 시켰다’라고 말해라”라고요. 하물며 화장실까지 가는 걸 막는다고 하면 대한민국은 바뀔 수 없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 박재홍> 그 와중에 또 어머니는 경찰 버스 밑으로 들어가셨는데요. 버스 밑으로는 왜 들어가셨어요?

    ◆ 이지성> 경찰이 차벽을 쌓고 인도에서 우리를 다 막은 거예요, 저희들을 고립을 시킨 것이죠. 그래서 저희가 피켓을 들은 거예요. 그런 과정에서 제가 차 밑으로 들어간 거죠. 차 밑에 들어가서 “아니 내가 무슨 죄가 있냐. 내 딸 죽은 이유를 알고 싶다는데, 진실을 알고 싶다는데 왜 우리를 때리며 폭행을 하며 연행을 해가냐” 이런 생각으로 들어가게 된 겁니다.

    ◇ 박재홍> 그러셨군요. 어떤 마음으로 버스 밑에 가신 거예요?

    ◆ 이지성> 아니, 저희들이 진실을 알고 싶다는데, 왜 우리를 폭도로 모는지, 왜 우리를 강제연행하는지 모르겠어요. 진실만 밝혀진다고 하면 저희들은 진짜 아이들한테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것처럼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있을 수 없잖아요. 진실을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희가 움직이고 진실을 밝혀달라고 목소리를 내는 거죠.

     

    ◇ 박재홍> 그래서 활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크게 있었던 거 아니겠습니까? 그 과정에서 물대포도 쏴지고 캡사이신도 뿌려졌는데요. 당시 경찰의 진압상황을 자세히 말씀해 주실까요?

    ◆ 이지성> 물대포도 그렇고 최루탄도 쏘고 캡사이신도 쐈는데요. 저도 바로 체포돼서 현행범으로 연행이 되었어요. 그런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는데 얼굴 정면에다가 캡사이신을 쏘는 거예요. 눈에다가요. 그리고 제 머리채를 잡고 비틀어서 주저앉히는 거죠. 여자들은 머리가 길잖아요. 그래서 머리채를 잡고 주저앉힌 상태에서 장갑에다가 또 캡사이신을 발랐더라고요. 그리고 아주 친절하게 다시 제 눈에다가 비비더라고요. 그리고 강제로 끌고 “저거 꺼내, 저거 끄집어내.” 그러더라고요. 제가 ‘저거’였어요, 유가족이 아니고요. “야, 저거 끄집어내.”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끌려 나와서 강제로 양팔로 뒤로 비틀려서 꺾인 거죠. 그 상태로 무릎이 꿇리고 머리가 바닥에 부딪혔어요. 그 상태로 호송차에 이송된 겁니다.

    ◇ 박재홍> 캡사이신이 묻은 장갑으로 눈을 비볐다고 했는데 어떠셨나요? 그 위력이 눈을 못 뜰 정도로 아프다는 말을 들었었는데요.

    ◆ 이지성> 눈을 뜰 수가 없죠. 따갑고 아프고 알레르기 반응도 보여요.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시민들한테도 그렇게 했어요. 물 대포에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엄청 많은 부상자가 발생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경찰 측에서는 ‘당시 추모집회는 명백한 불법폭력집회였다’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는데요 시위대의 모습이 어땠습니까? 시위대가 폭력을 썼습니까?

    ◆ 이지성> 폭력을 먼저 사용하지 않았죠. 말 그대로 평화적인 집회고 추모집회인데요. 저희가 쇠파이프를 들고 그런 것도 아니고 우리는 평화적으로 몸으로만 움직였던 건데 경찰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죠.

    지난 17일 새벽부터 광화문 현판 아래에서 노숙 농성중이던 세월호 유가족들이 18일 오후 경찰차벽 위에서 피켓시위 중 경찰들로부터 진압, 연행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박재홍> 경찰들의 과격한 진압 때문에 정당방위 상황이었다는 말씀인데요. 그래서 18일 밤이 되어서야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이 어렵게 만나지 않았습니까? 세월호 가족들이 시민들께 감사 인사도 하셨다고 하는데 다시 만난 순간에 어떤 느낌이 드셨어요?

    ◆ 이지성> 서로 울었습니다, 서로.. 세월호를 기억하고 잊지 않으신 분들이 저희들 때문에 너무 많이 다치셨잖아요. 다치시고 연행되시고. 그래서 너무 감사하고 또 한마음으로 이렇게 해 주셨기 때문에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없겠더라고요.

    ◇ 박재홍> 시민들이 우리 유족들을 만나기까지 캡사이신 맞으면서 물대포 맞으시면서 계속 끝까지 진입했던 거 아닙니까?

    ◆ 이지성> 진짜 인권이 보장이 안 되는 나라에서 대한민국과 싸운 거잖아요. 개인을 위해서 싸운 게 아니고요. 우리가 뭐 경찰처럼 최루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대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캡사이신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진짜 몸 하나로 그 거대한 경찰들과 싸웠기 때문에 너무 그냥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냥 울면서, 울면서 감정을 풀어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게 힘들게 또 추모 1주기 행사를 하게 되셨네요. 이제 경찰은 시위 동조자와 극렬행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사법처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경찰의 입장, 어떻게 보십니까?

    ◆ 이지성> 강력하게 추적하셔도 이건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불법으로 집회를 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폭력을 쓴 것도 아닌데 경찰들은 과도하게 저희들을 폭력적으로 진압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법적으로 처벌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도 훈방조치가 되고 있는 거고요. 이렇게 우리 시민들, 유가족들을 강제적으로 끝까지 처벌하겠다고 말하기 이전에 경찰로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먼저 알아야 된다고 저는 봅니다.

    ◇ 박재홍> 어머니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이지성>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세월호 유족이시죠. 도언 엄마 이지성 씨와 함께 말씀 나눴습니다.

    [박재홍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