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11일 발표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추가 확진 환자 가운데 115번(77·여) 환자의 동선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것은 맞지만, 이 병원 응급실에서 감염된 다른 54명의 환자들과 달리 외래 방문 환자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115번 환자의 경우 정형외과 외래 진료를 받았고,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CCTV 조사 결과 115번 환자는 정형외과 외래 진료 전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했다"며 "검사 후 응급실 구역의 화장실을 들렀다"고 동선을 밝혔다.
이 같은 동선에 따르면 115번 환자의 감염 경로는 엑스레이 기기 또는 화장실로 압축될 수 있다.
특히 화장실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감염됐다면, 비교적 적은 농도의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만으로도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
당국의 즉각대응팀에 참여 중인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양도 중요하지만 감염된 분의 면역 상태 등 신체적인 상태도 중요하다"며 일반인보다 감염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의 전파자인 14번(35) 환자는 남성이고 115번 환자는 여성임을 감안할 때, 화장실 내부에서 직접 접촉했을 가능성은 배제된다.
따라서 두 환자의 '접점'인 엑스레이 등 이 병원 기기가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68) 환자와 같은 병실도 아닌 6번(71번·사망) 환자가 감염됐을 때도 두 사람의 접점은 엑스레이 등 기기 또는 공기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국이 공기 전파 가능성은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만큼, 기기를 통한 간접 감염 가능성에 더 힘이 실린다. 이도 아니면 14번 환자가 아닌 다른 3차 감염자를 통한 4차 감염 개연성도 배제하긴 힘들다.
보건당국은 일단 "CCTV를 직접 보지 않아 정보가 없고, 역학조사관이 나가 세밀한 동선을 확인 중"이라면서 "4차 감염이 아니라 의료기관내 감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엄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서도 바이러스 노출 강도가 아주 높지 않다고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감염된 사례에 대해서 추후 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15번 환자는 외래 환자라 응급실 접촉 명단에서 빠지는 바람에, 격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부터 실시된 폐렴 환자 전수 조사를 통해 메르스 환자로 간신히 발견된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