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기저질환이 없던 메르스 사망자의 규모를 갑작스레 축소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6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사망자 19명 중 17명이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머지 2건에 대해서도 기저질환 여부에 대해 주치의 등과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메르스에 감염된다 해도 기저질환이 없으면 대부분 무증상 상태로 완치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는데도 불안정한 상태로 병세가 악화되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전날 보건당국이 기저질환이 없다고 인정한 사망자는 2명으로, 지난 15일 숨진 81번(61) 환자는 다른 사망자에 비해 비교적 젊은 데다 지병도 없었다.
또 지난 12일 사망한 51번(72·여) 환자도 고령이라는 점 외에는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었다.
여기에 더해 16일 사망자로 발표된 98번(58)과 123번(65) 환자 역시 기저질환이 밝혀지지 않아, 총 4명의 사망자가 기저질환 없이 숨진 것으로 발표됐다.
이날 오전 11시 20분에 당국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중 만성 호흡기질환, 암, 심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자는 15명'이라고 적시됐다.
하지만 당국은 불과 10분 뒤 브리핑 발언을 통해 숨진 81번과 98번 환자에 대해서만 "명확한 기저질환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반면 숨진 51번 환자에 대해서는 "일단 70세 이상의 고령인 경우는 기저질환만큼이나 전반적인 면역체계나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다"고 정정했다.{RELNEWS:right}
이어 "기저질환을 추가적으로 의료진과 함께 찾아봐야겠지만, 일단 기저질환이 없다고 얘기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령이니까 당연히 기저질환이 있을 것이라는 새 '가설'을 내세운 셈이다.
같은 브리핑에서 "메르스 사망자의 기저질환에 대해 주치의와 의논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공언한 지 불과 30여분도 채 되지 않아 51번 환자의 기저질환을 미처 찾기도 전에 '기저질환 사망자'에 포함시킨 것이다.
당국은 또 숨진 123번 환자에 대해서도 "고혈압이라는 것도 일종의 심혈관계질환"이라며 "기저질환으로 심혈관계질환이 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간단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