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되나 했던 메르스 사태가 당국의 잇따른 방역 실패로 또다시 확산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가을까지도 사태가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한때 '메르스 종식' 선언 시점까지 검토하던 정부 당국의 '마지노선'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당초 설정한 마지노선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지난달 27~29일 14번(35) 환자에게 노출된 사람들의 최대 잠복기였던 지난 12일.
하지만 이 병원 이송요원인 137번(55) 환자가 감염된 채 열흘 가까이 곳곳을 다닌 사실이 드러나, 허둥지둥 늦춘 마지노선이 바로 24일이다.
그러고도 115번(77·여)이나 141번(42) 환자처럼 외래진료중 감염되거나, 확진자를 치료하던 의사가 확진되는 사례까지 속출하면서 일단 다음달초까지는 격리 조치가 불가피해졌다.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인 174번(75) 환자도 '복병'이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권덕철 총괄반장은 "137번 환자 외에도 지금 병원 내에서 방사선사 등 다른 추가적인 확진환자가 나왔기 때문에 이 병원이 안전한 곳인가라는 판단이 서야 한다"며 긴장감을 내비쳤다.
문제는 삼성병원의 감염 사태가 진압된다 해도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14번 환자가 아닌 76번(75·여) 환자로부터 비롯된 게릴라식 3차 유행이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잠복기 계산조차 무의미한 지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또 구멍 뚫린 방역이 화를 불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