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제한경쟁으로 이뤄지고 있는 관세청의 제주지역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눈앞에 다가왔다. 제주관광공사를 포함해 사업자 특허 획득에 도전장을 낸 3곳의 기업은 저마다 기업의 사활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제주사회에서는 지방공기업인 제주관광공사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낙점자가 누가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블랙홀로 치닫는 제주 면세시장
제주를 찾는 외국관광객이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중국관광객의 물결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지난달 제주방문 외국관광객이 최단 기간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인이 85%를 차지할 정도로 중국관광객은 제주에겐 ‘큰손님’이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과실이 지역사회로 환원되지 않고, 중국자본과 대기업 면세점에만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수혜를 지역사회로 환원해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외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현실에서 이같은 여론은 더더욱 힘을 받고 있다.
그동안 신라와 롯데 등 대기업 시내면세점은 제주에서 자사의 자존심을 걸고 경쟁을 벌여왔고, 이는 곧 중국단체관광객 모객을 위한 과당경쟁으로 이어져왔다.
신라면세점은 제주시에서, 롯데면세점은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서 영업하던 구도는 지난 19일부터 롯데가 제주시에 입성하면서 두 면세점의 불꽃 뛰는 경쟁은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외국관광객 증가가 가져오는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을 원하는 도민사회의 요구에도 불구, 외국관광객 증가에 따른 부가가치는 양측 대기업 면세점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 이익의 지역사회환원 요구 통할까제주도관광협회와 제주상공회의소, 제주소상공인연합회 등 제주지역 15개 기관과 단체는 제주 면세시장의 건전성 확보와 관광객 증가에 따른 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제주관광공사를 직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등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 면허 획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제주관광공사의 사업자 선정 필요성을 공식화하는 등 제주도 차원의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 오재천 회장은 지난 19일 롯데면세점 개점행사에서 “제주에 추가로 설치되는 면세점은 지역이익을 위해 제주관광공사가 반드시 운영해야 한다” 라며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추진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 최종 선정 ‘공공성’ 우선돼야관세청 심의 등 최종 결정절차가 임박하면서 사업자 공모에 참가한 기업간 비방전도 전개, 갈수록 과열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면세사업은 민간영역이기 때문에 공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논리로 정치권 로비와 언론 플레이까지 가세하면서 제주관광공사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면세점 신규 사업자 공모에는 그동안 대기업 면세점의 지역사회 환원 노력 미흡 및 과당경쟁에 따른 폐해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가 깔린 만큼 ‘지역사회를 위한 공공성’이 대폭 고려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면세사업 자체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국가의 징세권을 포기한 특혜사업인 만큼 면세산업 자체에는 이미 공공성이 내포돼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제주지역 관광업계들은 “관광산업 진흥에 따른 과실이 역외로 유출되는 비중이 날로 커지는 등 도민사회의 우려가 큰 만큼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은 공공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 제주관광공사 ‘제2의 도약’ 이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