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시장 상인들의 곗돈 수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한 60대 계주가 공소시효 이틀을 남기고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배임 혐의로 현모(69·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현씨는 지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 동대문 시장 상인 50여 명을 상대로 5개의 계를 운영하다 3억 6천 396만 원의 곗돈을 지급하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했던 현씨는 지난 1990년부터 일대 상인들을 상대로 18년 넘게 계주 일만 해왔다.
현씨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곗돈을 다른 계에 본인이 납부할 곗돈으로 쓰거나 곗돈 돌려막기, 주식투자, 어음·가계수표 할인에 사용했다.
지난 2008년 7~8월쯤 곗돈을 지급하지 못하고 원금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됐는데도 현씨는 이러한 사실을 숨기고 계속 계금을 수금하다 계원 한 명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현씨는 고소를 당한 사실이 소문이 나면서 곗돈 수금이 어려워진 데다 다른 계원들이 곗돈을 먼저 타게 해달라는 압박이 심해지자 지난 2008년 12월 잠적했다.
경찰은 올해 주요 지명수배자 특별검거 계획에 따라 현씨의 행방을 쫓았다.
현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본인 명의의 차량을 폐차하고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딸 명의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씨는 지난 2009년부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손녀 명의로 보증금 500만 원, 월 50만 원을 내고 6년째 은신했다. 주민등록 주소는 큰딸의 집으로 변경해 연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공소시효 이틀을 남기고 현씨를 검거했다.
현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 기회 되면 열심히 살아서 갚아주겠다"고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수배자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숨어버려서 재산피해와 정신적 고통이 많았다"면서 "사건이 오래돼 잊고 있었는데 잡아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