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대북 방송이 재개된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와 연천 지역에는 팽팽한 긴장감과 불안이 감돌았다.
10일 밤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검문소 앞. 노란 가로등 불빛 아래로 검문소를 지키는 군인이 굳은 표정으로 검문소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을 세우고 직접 얼굴과 용무를 확인했다.
검문소 군인은 "현재 대부분의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며 군 관련 차량 외에는 모두 돌려보냈다.
대북 방송이 재개된 직후라 인근 마을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주민들은 남북 긴장 상황이 익숙한 듯 태연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TV에서 나오는 대북 방송 관련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11년만에 대북 방송이 재개된 가운데 지난 10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군인들이 검문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파주시 문산읍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심모(74) 씨는 "북한이 여기 턱 앞인데 우리는 너무 불안하다"며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대북 방송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자다가 그게 없어져서 살맛 났는데 또 하기 시작했다"면서 "잘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백모(55) 씨는 "내일 농촌 일손돕기 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들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광복 70주년에 이런 소식이 전해져 안타깝지만 정치하는 분들이 알아서 잘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대북 방송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통선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손모(59) 씨는 "파주에서 태어나 평생 살고 있어 불안하지는 않다"면서도 "그래도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대북 방송은 자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북 방송은 연천군 5사단과 28사단 두 곳에서 실시됐다. 파주 1사단은 11일 오전중에 시행할 계획이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방송은 대한민국 체제의 우월성과 북한 정권의 실정 등을 위주로 내용이 구성됐으며, 남한으로의 귀순을 유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NEWS:right}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 2004년 6월 남북 합의에 따라 중지됐다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재개 방침이 내려졌지만 실제 방송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우리군은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북한군 도발 원점이 확인되면 지휘부까지 타격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북한은 확성기방송 재개시 확성기 등을 조준사격하겠다고 위협했었다.
대북 방송 실시에 따라 군 당국은 이 지역 이장들에게 안전대책 협조를 당부하며 대피를 권고했다.
군 관계자는 "대북 확성 방송에 따라 경기도 파주와 연천 일대 주민들에게 영농 활동을 접고 대피해 달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다만 폭격과 같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제성을 동원한 대피령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