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윤태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 박재홍> 행간,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윤태곤>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문제, 또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어요.
◆ 윤태곤> 그렇습니다. 설악산에 케이블카 있기는 있습니다. 권금성에 설치되어 있는데. 지금 추진하고 있는 건 오색지구 하고 대청봉 사이에 3.5km을 잇는 케이블카인데 일사천리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실은 이게 한 20년 동안 논란거리였었고 심의만 하더라도 2012년, 2013년 두 번 다 국립공원 심위위원회에서 경제적 타당성 부족,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부결됐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분위기가 다르네요.
◇ 박재홍> 그러니까 계속 부결된 건 그만큼 안 될만한 이유가 있었던 거 아닌가요.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달라진 이유는 뭡니까?
◆ 윤태곤> 제일 큰 이유는 평창동계올림픽과 맞물린 겁니다. 동계올림픽의 기반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동계올림픽 이후까지도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논리가 힘을 얻는 것인데. 그래서 작년 하반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서 설악산 케이블카를 조기추진하라, 이렇게 지시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고요.
◇ 박재홍> 그런데 강원 도지사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최문순 지사잖아요.
◆ 윤태곤> 이 사안은 그러니까 정의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여야 대립이라기보다는 보수 대 진보의 대립, 지역 대 중앙의 대립 이런 식인데. 문재인 대표가 지난 달에 강원도를 방문했다가 케이블카 사업을 ‘강원도 3대 현안으로 꼽으면서 강원 도민의 숙원이자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의 조건들이다.’ 이렇게 힘을 보탰습니다. 사실 최문순 지사를 도와준 건데요. 지금 진보진영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니까 새정치민주연합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강원도, 양양군 지방정부가 앞장서고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야당은 침묵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고요.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지난 28일에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서 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습니다.
◇ 박재홍> 조건부 승인했다면 문제도 있으니까 그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이런 의미로 볼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 윤태곤> 그런데 이게 약간씩만 해결하면 해 준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인 쪽에 힘을 실은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쟁점이 뭡니까?
◆ 윤태곤> 찬성론은 사회적 취약계층인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설악산 구경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건데, 표면상 명분이겠고요. 아무래도 지역경제활성화, 관광객 유치 이게 제일 중요한 거죠, 찬성론에서는. 그런데 반대론을 들어보면, 설악산에 몇가지 규제가 있습니다. 먼저,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입니다. 그리고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고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이고 천연보호구역이고 백두대간보호지역입니다. 한 5개, 6개 중첩적으로 보호규제가 되어 있는 곳인데, 이런 곳의 생태환경이 파괴된다는 거죠.
◇ 박재홍> 저희 방송에서도 몇 차례 전경련과 강원도 환경단체의 입장을 들어봤었는데, 결국은 개발론과 환경보호론의 충돌이라고 볼 수밖에 없겠네요.
◆ 윤태곤> 그렇죠. 그게 핵심입니다. 이게 양양군의 20년 숙원 사업이기도 한데요. 그런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영남은 고대접이고 호남은 푸대접이라면 강원도는 무대접이다, 이런 식으로까지 지역이 낙후되어 있다는 정서를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더 복잡한 것은 케이블카가 케이블카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방금 전에 전경련 말씀하셨지만 전경련이 지난 7월에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활용방안 세미나에서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도 산을 이용할 ‘산업단지’. 여기서 산은 뫼산자 인데요. 산에다가 단지를 조성할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이때 나온 이야기가 설악산 꼭대기에 호텔도 짓고 레스토랑도 만들자, 스위스 체르마트처럼 하자 이런 건데. 물론 강원도측은 그건 전경련 이야기일 뿐이지 케이블카하고 무관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케이블카가 생겨가지고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면 먹고 마시고 즐길 거리가 필요할 거 아니겠습니까? 케이블카가 생겼는데 만약에 사람들이 별로 이용을 안 한다, 기왕 생긴 거 이게 유용하게 하려면 위에다 뭘 만들어놔야 한다, 이런 논리가 들어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전반적으로 빗장이 풀리는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겁니다.
◇ 박재홍> 빗장이 풀린다면 환경단체들이 주장하는, 전국적으로도 이 케이블카가 설치가 확대될 수 있다, 이런 우려인데.
◆ 윤태곤> 그렇죠. 지금 울산 신불산, 지리산, 전남 영암 월출산, 경남 사천, 거제. 전국이 케이블카로 들썩거리고 있습니다. 특히 울산 신불산하고 지리산에서는 오색케이블카 추진을 호재로 보고 범시민추진위원회 이런 걸 출범시키고 있거든요. 생각해보면 제가 앞서서 설악산 오색지역은 한 6개의 겹겹이 규제가 있는 보호구역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윤태곤> 말하자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보호를 많이 받는 환경규제지역인데, 여기도 케이블카가 뚫리면 다른 지역은 무슨 명분으로 막겠습니까? 막을 명분이 없죠.
◇ 박재홍> 설악산도 하는데.
◆ 윤태곤> 그렇죠. 설악산도 하는데 왜 우리 동네는 왜 못하냐. 그런데 또 문제는 너도 나도 케이블카가 되고 동네방네 케이블카가 다 생기면 희소성이 떨어진다는 거죠.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건데. 한 예로 지난 2012년 9월에 운행을 시작한 밀양케이블카 사업이 있습니다. 이것도 한 250억이 들어갔는데. 지금 연간 2억-5억 적자 보고 있거든요.
◇ 박재홍> 설치한다고 다 잘 되는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 윤태곤> 그렇죠. 많이 생기면 많이 생길수록 분산되니까 경제성이 떨어지는 거죠.
◇ 박재홍> 일각에서는 케이블카 사업이 독점적으로 특정인만 좋은 일 시킨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 윤태곤> 실은 초기 케이블카들이 그랬습니다. 서울의 남산 케이블카 있지 않습니까? 한국삭도공업이라는 곳이 운영하는데 1960년에 케이블카 운영허가를 받아서 61년부터 운영사업을 시작했는데 사업기간, 면허기간이 없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 윤태곤> 영원히.
◇ 박재홍> 영원히 할 수 있는 거네요.
◆ 윤태곤> 또 계약에 일방적 불이익을 줄 수 없지 않습니까, 법적으로. 그런 상황이고. 설악산의 기존 권금성 케이블카도 박근혜 대통령의 형부 한병기 씨의 일가가 소유한 개인 회사가 1971년부터 운영 중이거든요. 45년 됐죠. 여기도 운영기한이 없습니다.
◇ 박재홍> 영원히 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 윤태곤> 그렇죠. 특별법을 제정한다든지 본인들이 스스로 내놓지 않는 이상은 제한을 둘 수가 없는데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죠.
◇ 박재홍> 수백억원을 벌었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말씀하신 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데, 잘 만든다면. 그러면 지금 생기는 케이블카도 영원히 그러면 소유하게 되는 건가요?
◆ 윤태곤> 그렇게는 어려울 겁니다. 지금은 법이 많이 바뀌어서 물론 특정 회사나 누구한테 특혜를 줬다 이런 식의 시비는 있을 수 있겠지만 남산이나 권금성처럼 운영기한도 없이 천년만년 누구한테 주는 그런 걱정은 좀 덜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걸 다행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고요. 지금 환경단체는 법적 투쟁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좀 냉정히 말씀드리자면 정부도 밀고 야당도 강력하게 반대를 안 하니까 설치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총선입니다.
◇ 박재홍> 총선이요. 그러니까 지역 유권자를 고려한 선택으로.
◆ 윤태곤> 그렇죠. 케이블카도 반대하는 사람이 찬성하는 사람보다 많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케이블카 반대하는 사람은 전국에 골고루 흩어져 있거든요. 찬성하는 사람은 그 지역, 지역에 집중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표의 유지성 문제가 있잖아요. 그 지역 정치인들이 둘 중에 어느 쪽 편을 들지는 안 봐도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 박재홍> 그러니까 정치적 지형을 보면 케이블카가 설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네요.
◆ 윤태곤> 그렇죠. 비례대표 의원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은 좀 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이런 데서 비례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생길 수도 있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설악산 내의 케이블카 설치 논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태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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