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 직장인 정모(28.여)씨는 명품 가방을 구매하려던 차에 '한국 블랙프라이데이'를 한다는 소식에 뛸듯이 반가웠다. 하지만 백화점에서는 해당 브랜드가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고, 온라인 마켓 가격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블프 행사 항목'만 믿고 샀다가 낭패를 볼 뻔한 것이다.
1일부터 2주간 이어지는 정부 주도의 한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소비자들은 "행사 품목이면 싸겠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품목과 할인률 등 이른바 '꿀팁'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할인률은 기존 '코리아 그랜드세일'과 다르지 않거나 백화점 정기 세일 수준인 경우가 많다. 정부와 유통업체의 말만 믿고 무턱대고 질렀다가 '호갱(호구와 고객의 합성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연맹 이향기 부회장은 "정부가 연초부터 기획한 것이 아니라 경기를 회복시켜보겠다면서 중간에 갑작스럽게 발표를 한 것"이라며 "업체들의 준비가 미비한 탓에 소비자의 불편이 이미 내재돼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기회에 '득템' 하겠다는 의지만큼, '덤터기'를 쓰지 않겠다는 각오가 중요한 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가격비교다. 판매처가 주장하는 50~70% 할인률은 말 그대로 정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 할인률이 얼마가 되는 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블랙프라이데이 전부터 정가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팔렸던 제품이라면, 여기서부터 할인률을 따지는 게 맞다.
(사진= 다나와 홈페이지 캡처)
'다나와' 등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서는 최근 몇 주부터 1년까지 특정 제품의 가격 변화를 표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의 경우 한국 블랙프라이데이 참여 제품이라며 나온 상품들도 여기서 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실제 할인률이 10%도 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말 '재고떨이'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와 마찬가지로 한국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큰 폭의 할인률이 적용되는 것은 재고 상품이다. 따라서 품질은 물론 평소와는 다를 수 있는 반품 및 환불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온라인 마켓을 이용할 경우엔 배송과 반품 조건도 따지는 노력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