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어제 하루종일 초미의 관심사였던 검색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블랙프라이데이’. ‘블랙프라이데이?’ 이게 뭔가 했더니 미국에서 1년에 딱 한 번 하는 대대적인 파격세일을 말하는데요. 이 세일행사를 우리나라에서도 하겠다, 정부가 발표를 하면서 지금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요, 정말 이 ‘블랙프라이데이’가 우리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지금 고개를 갸우뚱 하는데요. 왜일까요? 만나보죠.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공동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조윤미>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언제부터 언제까지 한다는 거죠?
◆ 조윤미> 10월 1일부터 2주간 진행을 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저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본 적이 없어서 좀 낯선데, 혹시 대표님은 직접 보셨어요?
◆ 조윤미> 저는 뉴욕에 다니러 간 사이에 ‘블랙프라이데이’가 뭔지를 실감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제가 사려고 했던 물건 가격을 보고 다음날 와야 되겠다, 하고 두고 그 다음날 간 적에 있었어요. 그런데 똑같은 물건이 딱 30% 가격으로 붙어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 조윤미> 하루 전날 10만원에 팔고 있던 제품을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갔더니 딱 3만원으로 팔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이게 ‘블랙프라이데이’구나. 정말 물건 살 맛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미국인들은, 그때 다 기다렸다가 사고 싶은 물건을 왕창 삽니까?
◆ 조윤미> 보통 미국의 연간 소비가 20% 정도가 이 기간 동안에 발생한다고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장부상의 적자, 붉은색 적자 표시 글씨가 이때를 기점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검은색 글씨로 바뀐다, 이런 의미에서 ‘블랙프라이데이’고요. 그런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흑자가 되는 금요일, 이런 뜻이네요,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웃음) 우리나라에서도 그 ‘블랙프라이데이’를 하겠다, 정부가 선언을 하면서 와, 이거 엄청나게 우리도 싸게 살 수 있겠구나 기대를 하고 있는 건데요. 그런데 왜 전문가들은 지금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거죠?
◆ 조윤미> 기획된 세일이라고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유통업 중심으로 유통업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제품 중에, 재고를 터는 방식으로 세일이 연말에 진행이 되게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언뜻 들어서는 말이 좀 어렵네요. 예를 들자면 ○○전자에서 올해 만든 TV를 재고를 털기 위해서 올해 만든 TV인데도 가격을 훅 다운시켜서 마트로 넘겨요. 이렇게 하는 게 제조업 중심 세일이고, 유통업 중심 세일은 그 유통업체 마트에서 가지고 있던 걸 자기 마진을 줄여내는 식으로 싸게 파는 거죠?
◆ 조윤미> 그렇습니다. 그리고 기간이 굉장히 오래된, 그 해 만들어진 신제품이 아닌 재고의 형태로 갖고 있다가 푸는 이런 형태이기 때문에요. 소비자들이 정말 사고 싶은 것들은 본래 가격으로 판매하겠죠. 즉 기획된 세일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대한 것만큼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하는 문제가 하나 있고요. 두 번째, 우리는 인터넷 같은 데서 제품을 굉장히 많이 사고 있잖아요. 그런덴 보면 1년 내내 세일을 해요. 그런데 원래 얼마 가격인지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항상 세일이 옆에 붙어 있습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는 안 그래요? 우리나라만 그런 겁니까?
◆ 조윤미> 그렇죠. 우리는 가격정책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정말 이게 제대로 된 세일 가격인지 아니면 원래 그 가격인데 세일이라고 거짓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질이 떨어지는 기획상품들 이런 것들을 내놓고 세일 할 경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과연 그만큼의 효과가 있을 것인가, 이 부분을 걱정하시는 거예요.
(사진=자료사진)
◆ 조윤미> 이번에 하려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는 것이, 기존의 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는 잘 팔리는 상품은 그냥 그대로 두고, 잘 안 팔리는 제품을 슥 가져와서 싸게 팝니다, 이런 식으로 되면, 이게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세일이냐 이런 말씀이세요.
◆ 조윤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래도 정부가 작심하고 나섰기 때문에, 민간기업들이 정부 눈치 보여서라도 잘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기대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조윤미> 이번에 2만 7000여 개의 매장들이 참여를 한다고 하니까 규모는 굉장히 클 거라고 기대는 할 수가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사실 소비가 진작이 되려면 근본적인 어떤 뒷받침되는 정책들이 나와줘야 하지 않습니까? 소비가 늘어나려면 뭐가 필요하냐하면, 시간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지난번에 8월 15일 전날 임시공휴일을 했지 않습니까? 그때 실제로 카드사들의 보고를 보니까 내수진작 효과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라고 하는 보고가 있어요.
◇ 김현정> 시간을 준 거네요, 돈을 쓸 시간을. 시간과 돈, 이 두 가지가 다 충족이 돼야 내수 경기가 살아난다는 말씀이세요.
◆ 조윤미>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가 되는 것들이 맞물려 소비가 일어나는 건데, 다양한 방식의 접근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소비자 입장에서 ‘블랙프라이데이’ 때 속지 않도록 이렇게 물건 사면 좋습니다라는 팁 하나 주신다면요?
◆ 조윤미> 우선은, 이 상품이 할인에 의해서 기획된 상품은 아닌지, 제품의 질을 좀 꼼꼼하게 따져보세요.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 김현정> 질을 꼼꼼하게 따져봐라, 기획 상품인지 아닌지?
◆ 조윤미> 또 하나는, 교환이나 환불 규정을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대로 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살펴보시고요.
◇ 김현정> 세번째는요?
◆ 조윤미> 과연, 지금 내가 필요한 것들을 구매하는가, 선택을 잘 하셔서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블랙프라이데이’ 처음 실시하는 겁니다. 무조건 열광할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좀 따져봐야 한다는 말씀이세요. 대표님, 고맙습니다.
◆ 조윤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공동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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