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돌을 맞이한 부산제영화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성년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장애인들의 영화 관람 기회를 늘리겠다던 애초 약속과는 달리 오히려 상영작을 축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매년 기존 영화에 청각장애인용 한국어 자막과 시각장애인용 화면해설을 추가한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를 배리어프리 전용관에서 상영하고 있다.
지난해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312편의 전체 상영작 중 5.8%인 18편만이 배리어프리 전용관에서 선을 보였다.
그것도 '노인·장애인 전용관' 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장애인을 하나의 상영관에 집결 시켜 조직위측이 인권을 무시했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부터는 모든 상영작에 배리어프리 영화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지난해 기술자막과 화면해설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돼 장애인들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에서도 배리어프리 영화는 여전히 '전용관'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심지어 상영작조차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든 12편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신기술 애플리케이션은 현장에 적용하지 않았고, 20대의 라디오 수신기를 통한 화면 해설을 하고 있다.
한글 자막을 제공해주는 '캡틴뷰' 역시 영화제 기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청각장애인이 영화를 제대로 관람하지 못하는 소동이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단체에서는 영화제 측의 말바꾸기가 영화제를 함께 즐기길 기대했던 장애인들을 두 번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관계자는 "올해 영화제에서는 모든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1년을 기다려온 시청각장애인들의 허탈감이 크다"며 "오히려 상영작 수를 줄여 버린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