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주도했다고 친북인사?
-정치노선이 다르면 공산주의자 낙인
-與, 발언 문제있지만 해임은 곤란
-이사장으로서 편향된 MBC 주도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어제 국감 현장에서 ‘문재인 대표는 공산주의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다. 사법부의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말들이 나왔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방송문화진흥회의 고영주 이사장입니다. 방송문화진흥회라면 MBC 문화방송의 관리감독기구, 대주주입니다. 이렇게 되자 야당은 고영주 이사장 해임결의안 채택을 촉구하고 나섰는데요. 여기서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을 연결하겠습니다. 우상호 의원은 미방위 간사이기도 하고, 또 우 의원 역시 고영주 이사장으로부터 친북 인명사전에 오를 인물이라고 지목을 당하기도 한 당사자입니다. 연결하죠. 우상호 의원님, 안녕하세요.
◆ 우상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친북 인명사전에 오를 인물이세요?
◆ 우상호> (웃음) 하하하. 황당합니다.
◇ 김현정> 국감 현장에서 그런 말을 들으신 겁니까?
◆ 우상호> 그렇습니다. 이분의 과거 행적에 대한 질의 과정에서 고영주 이사장이 친북인명사전을 편찬하는 주책임자인데요. 친북 인사 중에는 ‘지금 현역 시장이나 또 현역 국회의원도 있다’ 그렇게까지 얘기했는데요. ‘자기가 직접 편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뭔가 그런 근거가 있으니까 오른 게 아니겠느냐?’ 이런 식의 추측성 발언으로 저를 낙인을 찍었죠. 그래서 제가 ‘아니, 제가 한 대표적 과거행적이라고 한다면 대통령 직선제를 관철한 6월민주항쟁을 주도한 것인데. 그럼 6월 민주항쟁이 친북운동이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죠. 참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 김현정> 이 발언이 나왔을 때 당사자인 우상호 의원님 말고 다른 의원들은 어떤 반응이셨어요?
◆ 우상호> 보통 이런 발언이 나왔을 때는 여야로 쫙 갈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당 의원들조차 ‘우상호 의원이 친북인사면 자기가 변론을 해 주겠다, 이 사람 평소에 하는 걸 보면 합리적이고 품격이 있는데 그런 말을 하면 되겠느냐?’라면서 오히려 고영주 이사장을 질책하는 분위기였습니다.
◇ 김현정> 여당 의원들, 새누리당 의원들도요.
◆ 우상호>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 서너 명이 그런 발언을 해 주셨죠.
◇ 김현정> 이런 말 말고도 ‘문재인 대표는 공산주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다’ 이런 말도 나왔습니까?
◆ 우상호> 이분이 말하는 발언의 대부분은 거의 이런 식의 이념적 낙인찍기 발언이 거의 주를 이뤘어요. 그래서 근거를 대라고 하면 근거라는 게 굉장히 미약합니다. 그냥 사정없이 사람의 인격을 모독할 만한 규정들을 함부로 지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다. 그리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 이런 발언들을 계속 퍼부었고요. 혹시 ‘당신이 이런 표현은 실수한 거 아니냐 다시 해명해 봐라’라고 물어보니까 그래도 ‘저는 실수 안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만 얘기를 했죠.
◇ 김현정> 그러면 무슨 근거가 있냐고 물었을 때 답이 어떻게 나왔습니까?
◆ 우상호> 그러니까 보통 ‘~주의자’라고 할 적에는 이 사람이 쓴 저작이나, 이 사람이 한 행동에 이러이러한 이념적인 성향이 있었다라고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분은 뭐냐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다.’
◇ 김현정>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면 공산주의자다?
◆ 우상호> 그리고 ‘작전권을 환수해서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려고 하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공산주의자다’ 이런 식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이 사람이 공산주의자라고 낙인찍을 때는 자기와 다른 정치노선을 가지고 있으면 다 공산주의자다, 이런 식의 얘기를 하니까 ‘이 사람이 참 황당한 사람이네’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예를 들어 ‘과거에 이 사람이 어떤 조직 사건에 관련되었고 이 사람의 글을 보면 이러이러한 사상 편향이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으니까 공산주의자다’ 이런 식이에요.
◇ 김현정> 그리고 ‘사법부에 김일성 장학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어떤 맥락에서 갑자기 나온 거죠?
◆ 우상호> 그러니까 정말 황당한데요. 자기가 검사 시절에 검사로 임용되는 사람들 면접을 봤다, 그때 자기가 문제를 물어봤다는 건데요.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냐고 물어보면 10명 중에 8명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때 면접했던 사람들을 제가 알아서 물어봤더니 ‘우리나라가 과거에 독재 시절도 거쳤고 아직도 그 잔재가 남아 있어서 지금은 완전히 민주주의 체제가 부족하다’ 이런 취지로 말한 건데, 고영주 이사장은 그걸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말로...
◇ 김현정> ‘부정한 것이다’라고 말을 하고 있고 그런 사람은 김일성 장학생이라는 거네요?
◆ 우상호> 그러니까 이게 얼마나 극단적인 규정입니까? 제가 볼 때는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물론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일부 좌경화된 지식인들이 있다’ 이렇게 얘기했다면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인데. 뭐 거의 80, 90%가 다 공산주의자이고 다 북한의 사주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다라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말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인가 할 정도로 되게 놀라운 발언들을 쏟아냈죠.
◇ 김현정> 결국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는 고영주 이사장에 대해서 사퇴를 촉구했고요. 야당도 해임결의안을 채택을 촉구했네요. 지금 야당은 정확하게 어떤 입장입니까?
◆ 우상호> 1차로는 상임위 차원에서 여야 의원들의 합의로 해임 결의안을 내고 싶었는데. 어제 밤 10시까지 제가 계속 여야 간사 협의를 했습니다마는 여당은 ‘이 사람의 발언에 문제가 좀 있지만, 꼭 그렇다고 해서 이게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직무적합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없으므로 자신들은 동의해 줄 수 없다’라고 얘기를 했어요.
◇ 김현정> 아. 해임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는 게 새누리당 입장이군요. 잘못은 했지만?
◆ 우상호> 그렇죠. 그 이면에는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자르냐? 이런 속사정이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것은 새정치민주연합 차원에서 오늘 오전 8시 반에 의총을 열어서 당론으로 결정해서 새정치민주연합 당 차원에서 발의하는 것으로 준비 중입니다.
◇ 김현정> 당론으로 발의해서 해임까지 해야 할 사안이다라고 지금 야당쪽은 확실하게 생각하는 것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일단 방통위원장 생각을 제가 좀 취재를 해 봤습니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이요. 그런데 일단 방통위 하고 방문진 하고는 어떤 사이인 거죠?
◆ 우상호> 그러니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소위 말하면 문화방송의 이사회라고 할 수 있는 방문진 이사들을 임명하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임명한 사람인 방통위원장은 해임권한이 있다’ 이렇게 주장했는데 어제 방통위 위원장은 좀 곤란했겠죠. 권한이 있다는 사람도 있고 없다는 주장도 있어서 법률적 검토를 해봐야 되겠다는 발언을 먼저 했고요. 두번째로 방문진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자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방문진 이사장으로서의 직무적합도가 없다고 할 수 있느냐?’ 이런 정도로 피해간 거죠, 곤란했겠죠.
◇ 김현정>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고요.
◆ 우상호>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인데. 대통령 쪽에서 보낸 사람을 자기가 자를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우회적으로 피해가는 그런 발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방통위원장도 해임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고 거고. 새누리당도 문제가 좀 있어 보여도 해임까지 할 사안은 아니라는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우상호> 공영방송의 이사장이라고 하는 것은 잘 아시겠지만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 그리고 사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통합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맡아오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극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이사장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MBC 뉴스나 편성 보도프로그램 등에 대해서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극단주의자가 방송 총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과거 전무후무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저히 이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죠. 야당 대표를 공산주의자라고 규정한 사람이 어떻게 공정한 보도를 관리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저희가 볼 때는 차라리 이 분을 공안문제 연구소나 국정원의 대북파트나 이런 쪽으로 보내는 게 맞지. 방송을 관장하는 이사장으로서는 부적격하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대주주격인 단체의 이사장인데 그렇게까지 방송 하나하나를 좌지우지하고 그렇게까지 할까요?
◆ 우상호> 물론 개별적인 보도나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게 되어 있으나. 그 전체적인 보도의 정책 기조나 프로그램의 편향성에 대해서는 이런 것들을 주도할 수 있는 MBC의 임원진, 그러니까 사장부터 본부장급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죠.
◇ 김현정> 상층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 우상호> 이분이 굳이 방문진 이사장을 해야 되겠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방송에 대해서 아주 문외한이시던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물어봤어요. ‘방송 잘 모르시지 않습니까? 이쪽에 계실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렇게 물어봤더니, 자기가 왜 적임자인가를 강변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통합진보당을 해산하는데 논리를 구성했고, 한총련이 이적단체라는 것을 밝히는 데 논리를 자기가 구성했고 전달했으니까 내가 적임자 아닙니까?’ 이렇게 얘기를 해요.
◇ 김현정> 그게 방송하고 무슨 상관인 거죠?
◆ 우상호> 제 말이 그런 말이에요. 그런 것들을 자기가 했기 때문에 방문진 이사장으로 자기가 잘할 수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바로 그런 일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이분이 자기 직무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을 뿐더러 또 너무나 극단적인 편향주의자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MBC가 지금도 문제가 많은데, 이런 인사까지 이사장으로 가면 ‘정말 이건 무슨 이념방송 되겠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걱정이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