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검찰이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 구조업체 언딘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았던 해경 간부들을 관할이 아닌 다른 법원에 기소해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참사 발생 1년 반이 지나 피의자를 다른 법원에 기소하는 등 재판을 다시 해야 하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언딘'이 계약을 독점하도록 특혜를 준 혐의로 해경 간부 2명을 지난해 10월 재판에 넘겼다. 검찰이 이들을 기소환 곳은 광주지법 본원이었다.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참사 관련 사건이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사건을 가장 잘 아는 법원'에 기소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당시 광주지검 수사팀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려면 (세월호 사고 전후) 해경의 조치 과정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이해해야 한다"면서 "효율적이고 충실한 재판을 위해 세월호 사고에 관한 총체적 진실을 파악하고 있는 광주지법에서 이들의 재판도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같은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고 1, 2심과 같이 최근 판결했다.
형사소송법상 '범죄지' 또는 피고인의 주소지 등이 위치한 법원에 기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범죄지인 전남 진도군이 속한 광주지법 해남지원 등에 공소를 제기하는 게 맞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형사사건의 관할은 심리의 편의와 사건의 능률적 처리라는 절차적 요구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출석과 방어권 행사의 편의라는 방어상의 이익도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엉뚱한 곳에 기소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재판해야 하지만 검찰은 문책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NEWS:right}
대검찰청 관계자는 "증인 출석 문제 등 효율성과 합리성을 고려했고, 법원 지정 문제를 대검찰청과 사전에 상의했기 때문에 담당자를 문책할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결국 참사가 난 지 1년 반 동안 정작 해경 간부들은 처벌도 못 한 채 엉뚱한 법원에서 헛심만 써놓고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면서 해경 간부들을 관할 법원에 다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