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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원인 미궁 "조타 과실 단정 못해"

법조

    세월호 침몰 원인 미궁 "조타 과실 단정 못해"

    검찰 직접적 원인 지목했으나 대법원 "업무상과실 단정 어려워"

    지난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선수쪽 선저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모두 침몰해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세월호 침몰 원인이 대법원 판결로 다시 미궁에 빠졌다.

    검찰은 항해사와 조타수의 조타 잘못으로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복됐다고 주장했지만, 조타기 등의 기계적 결함에 대한 사법부의 의심을 지우진 못했다.

    그동안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는 선박 개조, 과적과 불량 고박, 조타 미숙 등이 꼽혔는데,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조타 미숙을 대법원이 “단정할 수 없다”고 한 것.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일 이준석(70) 선장의 살인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3등 항해사 박모(23·여)씨와 조타수 조모(56)씨의 업무상과실 선박매몰죄는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①변침 초기에 조타수가 15도 이상의 각도로 조타했나

    세월호의 예정 항로상 맹골수도를 통과해 사고 해역인 병풍도 앞 지점까지는 항로를 130도에서 145도로 변경하는 변침 구간이다.

    참사 당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자료를 보면, 세월호는 130도에서 140도까지 정상적으로 변침했다.

    이어 항해사가 145도로 변침을 지시했고, 조타수는 그에 따라 우현 5도 변침을 시작했는데 갑자기 배의 앞부분이 급격하게 우회전했다.

    사고 원인을 분석했던 합동수사본부 자문단은 “조타수가 변침 중 조류의 영향 등으로 추정되는 이유로 선회가 잘 되지 않자 최소 15도 이상의 각도로 조타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당시 약 0.5노트였던 조류가 세월호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전문가 등의 진술을 토대로 “처음부터 15도까지 조타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세월호 선장 이준석 씨의 살인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유가족들이 선장 이 씨의 상고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②조타기의 비정상 작동 가능성은?

    대신 변침 지시를 받은 조타수가 “어 안 돼!. 어.. 어.. 안 돼!, ‘조타기가 안 돼요!”라고 소리쳤다는 진술 등은 조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의심을 재판부가 갖게 했다.

    조타기가 타각보다 더 많은 각도의 타효를 발생하게 한 현상에는 ‘솔레노이드 밸브(Solenoid Valve)’의 고착 현상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타는 솔레노이드 밸브에 전기 신호를 줘 2개의 프로펠러 사이에 있는 타판(러더)를 돌리는 원리로 작동하는데, 노후화된 세월호의 이 밸브 안에 기름 찌꺼기가 끼면서 고착 현상에 의해 타가 비정상 작동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호를 건조했을 당시 우현의 최대 타각 35도로 했던 선회시험과 참사 당시 항적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준석 선장이 조타실에 설치된 타각지시기가 우현 15도를 가리키고 있는 것을 봤다’거나 ‘조타수들이 사고 당일 조타기가 고장나지 않았다’고 한 진술 등을 토대로 반박했다.

    항소심은 그러나 “이 선장은 바지도 입지 못한 채 조타실로 겨우 올라갔고, 시력도 좋지 않은데 안경을 쓰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고착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타판이 실제로 움직이는 이상 타각지시기는 작동하기 때문에 고착 현상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③혹시 프로펠러 오작동 가능성도…

    프로펠러가 2개이고 타가 하나인 ‘2축 1타선’인 세월호가 참사 당시 좌현 쪽 프로펠러만 작동하고, 우현 쪽은 작동하지 않았을 경우의 수도 있다.

    추진력 차이로 인해 세월호가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돌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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