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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키맨' 박영선 "모든 상상이 가능한 시점"

    "탈당? 1년 전부터 당에 대해 진지한 고민"

    - 文, 애쓰지만 이미 시간 늦었다
    - 文, 지난 총선 공천 실패부터 반성해야
    - 친노 운동권에 치우쳐 총선 패배
    - 60년 전통만 빼고 모든 것을 바꿔야
    - 총선 승리의 길 숙연히 고민할 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말 사이 문재인 대표가 정동영 전 의원의 집으로 찾아가서 복당을 권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거절되기는 했습니다마는 통합을 위한 적극적인 제스쳐를 보인 거죠. 하지만 탈당은 바로 다음 날 이어졌습니다. 광주의 김동철 의원이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탈당을 한 건데요. 이렇게 해서 안철수 의원을 따라 탈당을 한 인사는 총 4명이 됐습니다. 탈당이 미풍으로 그칠 것이냐 아니면 태풍이 될 것이냐는 사실 비주류의 굵직한 인물들 행보에 달려있죠. 그래서 김한길, 박지원, 박영선 이 세 사람이 주목받는 이유인데요. 오늘 박영선 전 원내대표를 만나겠습니다. 꽤 오랫동안 언론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입장이 상당히 궁금해 집니다. 만나보죠.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의원님, 안녕하세요.

    ◆ 박영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언론을 꺼리는 분이 아니신데. 침묵의 시간을 상당히 오래 가지셨어요.

    ◆ 박영선> 네, 지금 저에게 필요한 것은 성찰의 시간이고요. 또 알에서 깨어 나오기 위해서는 부화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에서 깨나기 위한 부화기간이 필요하다,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박영선> 그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알 속에서 상당한 부대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알 밖으로 나오기 위한 여러 가지 창조적 파괴의 어떤 것도 필요하고요.

    ◇ 김현정> 창조적 파괴.

    ◆ 박영선> 그런데 이것이 당 안에서도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고. 저는 당 밖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창조적 파괴의 진통, 그 시간이 당 안에서도 이루어질 수도 있고, 밖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말씀을 들을수록 좀 아리송합니다.

    ◆ 박영선> 지금 현재로서는 문재인 당 대표가 어떻게 행보를 하시느냐에 따라서 야권의 지형이 굉장히 많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콩대는 가마솥 밑에서 타고 콩알은 가마솥 안에서 우는 형국이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지금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는 그 동안에는 콩알과 콩대가 같은 줄기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같은 줄기가 서로 같이 볶아대는 형국이었다면, 이제는 콩대가 타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는 것이죠.

    ◇ 김현정> 같은 장소에서 콩대와 콩알이 지지고 볶고 했다면 이제 콩대는 밖에 있어요. 콩대가 밖에서 타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말씀이세요. 사실 지금 안철수 의원 탈당 후에, 콩대가 밖으로 나간 후에 문재인 대표의 행보는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금요일에는 정동영 전 의장 찾아가서 복당해 달라 요청도 했고요. 주말 토크 콘서트 중에서는 “식구들 중에 일부가 집이 마음에 안 든다고 뛰쳐나갔는데 이럴 때일수록 남은 사람들이 똘똘 뭉쳐서 집안 일으켜보자, 보란듯이 잘 살아보자”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 통합을 촉구하는 행보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영선> 굉장히 애는 쓰시고 있지만 이미 좀 시간이 많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문재인 대표가 하셔야 할 행보는 크게 저는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요.

    ◇ 김현정> 어떤 걸까요?

    ◆ 박영선> 첫째는 2012년 총선 공천의 실패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시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2년 총선 공천 실패라는 것은 결국 그때 2012년도에 야당, 민주당이 다 이길 수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친노와 운동권, 계파공천이 너무 치우쳐서 실패를 했는데. 그 부분에 대한 강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두 번째는 지금 결과적으로 그렇게 해서 이것이 문재인당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대중정당으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까지. 문재인 당으로 갈 것이냐 정말 대중 정당이 될 것이냐의 갈림길. 그러면 어떻게 해야 대중정당이 되는 길이라고 보십니까?

    ◆ 박영선> 국민들은 과거에는 야당이 그저 민주화를 외치고 투쟁을 하면 그것으로써 자신의 어떤 답답함을 해소하고 야당으로써의 역할을 다했다라고 평가를 해 줬지만, 이제는 국민들이 야당에게 길을 묻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박근혜 정권이 너무도 경제 실책을 하고 또 민주화를 역행시키고 있기 때문에 과연 우리의 삶이 어디로 갈 것이냐,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갈 것이냐에 대한 길을 묻고 있는데, 그 길을 묻는 데에 대해서 답을 해 줘야 되는 것이 저는 야당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 답 가운데 하나가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을 넘어서는, 예를 들어서 영국이나 미국으로 치면 토니 블레어나 클린턴이 외쳤던 제3의 길에 대한 답을 해 줘야 된다라고 보고 있고. 지금 무너지고 있는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이냐의 문제. 그리고 젊은이들의 수저론, 금수저론, 흙수저론의 어떤 부의 되물림과 불평등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답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답을 해 줘야 국민정당이 되는 거다.

    ◆ 박영선> 대중정당으로 갈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큰 틀의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러면 제가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당장의 얘기를 좀 드릴게요. 비주류 구당 모임에서는 당이 그렇게 되기 위해서 문 대표가 일단은 사퇴를 하시고 비대위 구성하자 이렇게 계속 촉구하고 있는데. 이 부분 공감하시는 건가요?

    ◆ 박영선> 지금 알에서 깨어나오기 위한 방법을 아마 모든 사람들이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표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정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마음을 비우는 자세의 결단이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마음을 비운다는 말은 그러면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논의해 보자, 이 정도까지 가야 된다고 보시는 거예요?

    ◆ 박영선> 그것은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저는 굉장히 많이 차이가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는 이것이 대표의 결단이 되기 위해서는 대표의 입에서 이것이 먼저 나오는 것이 맞다고 저는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대표 입에서 먼저 나와서 하기 때문에 내가 말은 못하지만 기득권 내려놓는 것, 대표직 내려놓고 얘기하자, 여기에서부터 가자는 비주류, 구당모임에 동의하시는...

     

    ◆ 박영선> 그런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는 것이죠. 그것이 100%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지금 알에서 깨어 나오기 위해서 모든 것을 겸허한 마음으로 내려놔야 한다는 하나의 방안일 수는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김한길 전 대표가 주말에 글을 하나 올리셨어요. 문재인 대표에게 ‘야권연대와 희생을 촉구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걸 김한길 의원의 탈당이 임박했다라는 의미로 다들 해석을 하던데. 박영선 의원의 시간은 어떻습니까?

    ◆ 박영선> 글쎄요. 이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여론이 훨씬 높습니다. 그것에 답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굉장히 진지하고 겸허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만약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을 한다면 당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 거라고 전망하세요? 워낙 키맨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 박영선> 글쎄요. 제가 그런 것까지는 상상해 보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상상해 보지 못한 일.

    ◆ 박영선> 그러나 지금은 모든 상상이 가능한 시점이죠. 그만큼 많은 변화가 있고. 위기가 있다는 의미인데요. 이 위기를 하나의 기회로 삼아서 야권 전체의 변화의 동력으로 삼는다면 총선 승리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고요. 이 위기를 마음 속에 오만과 남에 대한 어떤 배려를 하지 못한 상태로 다시 문을 닫아버린다면 야권이 다시 공멸하는 그런 위기가 되겠죠.

    ◇ 김현정> 그 말은 문재인 대표 문 닫으시면 안 됩니다, 이런 의미로 들리네요.

    ◆ 박영선> 저는 문재인 대표가 지금은 정말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우리 야권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국민들의 여론에 부합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정말 아주 숙연한 마음으로 고민하셔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각에서는 나가려고 하는 분들은 차라리 나가는 게 지금 낫지 않겠느냐 비주류들 원하는 분들은 빨리빨리 나가고 정리하고, 남은 사람들 똘똘 뭉쳐서 가보자 이런 의견들도 나옵니다.

    ◆ 박영선> 저는 그런 이야기는 아직까지 겸허한 마음의 자세가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방법은 아니다. 제가 그냥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탈당 질문 정말 많이 받으시죠, 박영선 의원님.

    ◆ 박영선> 네, 많이들 하십니다.

    ◇ 김현정> 결정하셨어요, 마음에?

    ◆ 박영선> 그런데 제가 그런 질문을 하는 기자분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탈당을 하겠다고 미리 예고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이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 김현정> 그렇죠.

    ◆ 박영선> 그리고 그 사람의 진지한 선택이라는 것은 늘 항상 침묵 속에서 이루어지고, 또 그것이 표출될 때 힘이 있는 거지. 매번 그렇게 질문하는 거, 유도심문과 관련된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제가 많이 하죠.

    ◇ 김현정> 그럼 말씀은 끝내 안 하시겠지만 진지한 고민은 하고 계시는군요.

    ◆ 박영선> 저는 사실 1년 전에, 제가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겸임했을 때 이런 고민을 그 당시에 했었죠. 그래서 60년 전통만 빼고 우리 야당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현정> 기억납니다.

    ◆ 박영선> 그래서 그 당시에 안경환, 이상돈 비대위원장 파문도 있었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고민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1년 전부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저는 그 당시에 좀 상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생각의 정리를 해놓고 있는 중이죠.

    ◇ 김현정> 그때부터 탈당 고민은 계속됐던 것이다, 새삼스럽게 지금 와서 나가냐 마느냐 얘기는 아니다.

    ◆ 박영선> 탈당 고민, 이런 것이 아니고요. 과연 야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국민들로부터 저 정당은 신뢰하고 믿을 만하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그 부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이죠.

    ◇ 김현정> 고민은 그때부터 계속됐다는 말씀. 오늘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구상을 기자회견으로 밝힌 답니다. 안 신당의 미래는 어떻게 보세요?

    ◆ 박영선> 저는 안철수 의원이 제3신당을 이야기한다고 하면, 천정배 의원의 신당도 있고요. 자칫 잘못하면 이것이 군웅할거시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세 가지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요. 하나는 그 비전과 시대정신이 과연 국민들의 생각과 상당히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느냐는 부분이고요. 두 번째는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가 과연 얼마나 참신하고 유능한가의 문제. 그리고 세 번째는 신당의 리더가 오만하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과연 많은 것을 얼마큼 포용할 수 있느냐의 포용력의 문제다 이렇게 세 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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