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정면 충돌하며 중동 정세가 요동치자 유엔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에 나섰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사우디와 이란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자제를 호소했다고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반 총장은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에게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이 공격을 받은 것은 통탄할 일"이라면서도 "사우디가 이란과 단교를 선언한 것도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전날 모하마드 지하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는 "이란 국내의 외교 시설들의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양국 장관에게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피해줄 것"을 당부하고 지역내 평화와 관련해 양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유엔은 이와함께 스테판 드 미스투라 시리아 특사를 사우디와 이란에 잇따라 파견했다.
두자릭 대변인은 "미스투라 특사가 이번 사태가 시리아 평화 정착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역시 사태 악화를 우려하며 대책에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양국에 긴장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양국 외무장관에게 냉정을 찾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태가 수니, 시아파간의 갈등은 물론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에 대한 사우디의 불만, 저유가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슬람국가(IS) 격퇴 등 미국의 대중동 정책이 꼬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