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국가에서 유행하던 '지카(Zika)' 바이러스가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보건당국이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6일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제4군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감염병이 발생하면 즉시 신고하도록 감시체계를 작동하겠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은 '소두증'(小頭症)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당국은 지난 20일 임신부들의 중남미 여행 자제를 권고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브라질에서 발생한 소두증 신생아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보고 이전에 비해 15배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9개월 동안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중남미 14개국을 비롯, 아프리카와 미국, 영국과 대만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WHO(세계보건기구) 미주본부도 이날 "지카 바이러스를 유발하는 '이집트 숲모기'가 캐나다와 칠레를 제외한 미주대륙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카 바이러스는 감염된 숲모기에 물릴 경우 전염되며, 발열과 충혈 등의 가벼운 증상을 보인 뒤 일주일 안에 별다른 치료없이 회복된다.
질본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생하거나 해외 유입 사례는 없었다"며 "해외에서 감염되더라도 인지하지 못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임신부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본은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발생한 24개 국가와 지역 정보를 홈페이지(www.cdc.go.kr)에도 제공할 방침이다.